국내 고성장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어떨까. 일단 짜다. 이투데이가 매출 총이익 성장률이 높은 기업 25곳의 현금 배당 성향을 조사한 결과 배당금액이 당기순이익 대비 20%가 넘는 곳이 6곳에 불과했다.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 배당액의 비율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당 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무림P&P로 나타났다. 무림P&P는 순이익 규모에 따라 변동적인 배당 성향을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20%, 2011년 140%, 2012년 56%다. 2012회계연도 결산에 대한 올해 현금 배당총액도 156억원으로 독보적 수준이다. 주당 배당액은 250원으로 시가 대비 6%를 넘는다. 은행 이자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배강주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배강주는 소액주주 사이에서 배당에 강한 종목으로 통하는 말이다. 삼립식품의 배당 성향도 29% 수준으로 조사 대상 중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매년 일정한 배당액(31억원)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공시한 배당액도 31억원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최근 들어 배당 성향을 높이고 있다. 2010년 15%에 불과했지만 지난 3월 발표한 배당액은 434억원으로 배당 성향이 28%에 이른다.
세아베스틸도 매년 20% 이상의 배당 성향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주당 900원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주가 대비 3% 수준으로 저금리 시대에 톡톡한 배당액을 안겨주는 대표적 기업이다.
이와 함께 삼성엔지니어링도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배당 성향은 2010년 20%, 2011년 26%, 2012년 21%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올해 현금 배당을 하겠다는 공시를 내지 않았다. 지난해 648억원을 내놓은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동양도 최근 3년간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국내 상장사 중 배당총액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도 배당 성향은 7%에 불과하다. 주당 배당액도 7500원이지만 시가 대비 배당액은 1%에 크게 못 미치는 등 배당 수익이 은행 예금이자 수준을 밑돌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와 신세계푸드도 매년 막대한 순이익을 남기고 있지만 배당 성향은 10% 수준을 밑돌고 있다. 2012년 배당 성향은 각각 8%(43억원)와 9%(25억원)다.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짠 배당 성향을 보인 곳은 CJ헬로비전이다. 올해 공시한 배당총액은 5억60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 743억원 대비 1%도 되지 않는 초라한 수준이다. 현대위아도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실시한 배당 성향은 2011년 5.9%와 2012년 3.5%로 소액주주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인 NHN도 현금 배당에서는 짜다. 최근 3년간 배당 성향은 5%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