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CNBLUE) 홍콩 공연장 로비는 팬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다. 팬들은 둥근 원탁에 둘러앉아 머리를 맞대고 얼굴이나 팔, 손목 등에 각자 좋아하는 멤버(정용화, 이종현, 강민혁, 이정신) 이름이 적힌 타투 스티커를 붙인다. 로비 한편에는 씨엔블루 판넬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팬들은 구름떼처럼 몰려 서로 사진 찍어 주기 바쁘다. 홍콩에서의 씨엔블루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1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간)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 (Asia world expo Arena)에서 씨엔블루 ‘2013 월드 투어-블루문’ 공연이 열렸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씨엔블루 인트로(Intro) 영상이 시작됐고 멤버가 한명씩 등장 할 때마다 공연장은 목이 터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7000여명의 관객이 약속이나 한 듯 파란색 야광봉을 흔들며 씨엔블루를 반겼다. 붉은 조명과 푸른 레이저빔 사이로 화려하게 등장한 씨엔블루는 정용화의 자작곡이자 오리콘 일간, 주간 차트 1위에 올랐던 웨얼 유 아(Where you are)를 첫 곡으로 본격적인 공연을 시작했다.
이번 공연은 총 23개 곡 중 14곡을 정용화의 자작곡으로 구성, 모든 곡을 라이브 연주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종현과 이정신은 기타 연주, 강민혁은 화려한 드럼연주로 공연 분위기를 장악했다.
멤버들은 부족한 외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공연 중간 중간에 영어와 광둥어를 섞어가며 홍콩 팬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했고 다양한 제스처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공연이 중반으로 다다를 쯤 보컬 정용화는 땀에 흠뻑 젖은 얼굴을 수건으로 훔쳐가면서 관객들에게 무대매너를 발휘, 팬들과 하나 되는 열정을 보여줬다.
공연 후반부에는 한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곡들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사랑빛’의 기타 반주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또 한 번 다른 분위기의 공연장을 만든다. 모든 팬들은 하얀 불빛의 야광봉을 흔들고 추임새를 넣어가며 곡을 따라 부른다. ‘외톨이야’ ‘직감’ ‘헤이유’ ‘러브걸’ ‘넌 내게 반했어’ 등 곡들 역시 반응이 좋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고, 멤버들은 관객들의 호응에 다시 에너지를 받아 공연을 이어갔다. 불꽃쇼와 폭죽이 터지면서 공연장의 절정으로 다 달았고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정용화의 피아노 연주 실력과 댄스타임, 종현과 정신의 기타배틀 등 볼거리로 가득한 이번 공연은 케이팝스타의 위상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씨엔블루 팬인 하위윈(18) 씨는 “정용화가 좋다. 홍콩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멤버다. 라이브로 밴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린니(20) 씨는 “나는 중국에서 왔다. 이정신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체리켐(29)씨는 “내가 사는 곳인 광저우에서 기차로 3시간 걸린다. 홍콩 공연을 보러 중국에서 온 중국 팬들이 정말 많았다”며 “씨엔블루는 중국, 홍콩에서 그들만의 색깔이 있는 밴드로 확실히 각인되어 있다. 씨엔블루가 중국, 홍콩에서 남자 팬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밴드 음악을 하거나 악기를 배우는 남자들 중에서도 씨엔블루를 좋아해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니(26)씨는 “이번 월드투어 블루문, 홍콩 공연 이틀 공연을 다 봤다. 사실 작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씨엔블루 콘서트(‘블루 나이트’)도 보러 갔었다”고 말했다.
씨엔블루는 지난달 6일 대만을 시작으로 13일 싱가포르, 5월4일 태국에 이어 홍콩에서는 네 번째 ‘블루문’공연이었다. 이번 홍콩 공연은 11일 공연 티켓이 5분 만에 매진돼 현지 팬들의 요청으로 10일 추가 공연을 결정, 약 1만4000명의 팬들과 만났다. 씨엔블루는 오는 9월까지 호주와 필리핀, 중국, 말레이시아 등을 다니며 월드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