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양국이 지난주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공조 강화에 합의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국면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이 13일부터 이틀간 동해상에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가 참여하는 해상 훈련을 실시함에 따라 북한은 도발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측이 별다른 유인책을 내놓지 못함에 따라 북한은 내부 결속을 위해 위협 공세를 상당기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미국 측 6자수석이 13일 방한해 사흘간 한미정상회담 후속 대북정책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어떠한 대북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1일 부산에 입항한 니미츠호는 이날 오전 출항해 포항 동방 해상에서 우리 해군 전력과 함께 연합 훈련을 한다. 니미츠호는 슈퍼호넷 등 80여 대의 전투기가 탑재돼 있는 9만7000톤급의 항모인 니미츠호는 동해상에서 항공전력을 출격시키는 항모강습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한국과 미국의 이지스함들은 미사일 탐지 훈련과 대잠수함 훈련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은 11일 니미츠호가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려고 부산항에 입항한 것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지난 7일에도 북한은 한미 해상훈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서해 5도가 불바다로 타번지게 될 것”이라고 타격까지 공언하고 나선 바 있다.
이처럼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지속해온 한반도 긴장 국면을 계속 끌고 가고 있는 데에는 한미 양국이 선제적으로 북한 문제의 돌파구를 열지 못한 까닭이 크다는 해석이 많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8일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후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한미 양국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며 공을 다시 북한에 넘긴데다, 북한의 올해 최대 역점사업인 정전협정 60주년 기념행사가 7월에 예정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빌미로 북한이 기존 노선을 수정해 비핵화 의지를 보이거나 개성공단에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대북해법 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미국 6자회담 수석 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에 특히 기대가 모아진다.
데이비스 대표는 13∼15일 방한 기간 중 우리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하고 다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한미 정상이 회담에서 밝힌 대화와 압박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어떻게 구사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견인하고 중단된 비핵화 대화에 동력을 주입할지도 의견 교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