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자 노동을 말하다-감정노동’ 청책토론회 개최

입력 2013-05-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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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 여성근로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개선책 제안

# 2011년 신입사원 교육을 끝내고 막 업무를 시작했을 때였어요. 폭우로 피해가 많아 민원이 폭주했습니다. 한 고객이 비가 집안으로 들어온다며 화를 내시고 다짜고짜 “구청장 바꿔!” 하시는 거예요. 침수피해 접수방법을 안내하려 했지만 너무 흥분한 상태이셔서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막무가내로 “너 필요 없고, 구청장 바꾸라니까!”라고 화내고 욕을 하더니 그냥 끊어버리셨어요. 그날에 이런 전화를 수십 통 받은 것 같아요. (전화상담원 A씨 사례)

#어린 아이 둘 데리고 혼자가 된 제가 할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어요. 아이들 양육문제도 있어 알아보다가 비교적 퇴근이 규칙적인 텔레마케터 일을 시작했죠. 그런데 전화는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심한 욕설을 하거나 본인이 화나는 일을 저에게 푸는 경우가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화가 끝날 때까지 깊게 심호흡을 하는 일뿐이었죠. 그런데 이 일이 ‘감정노동’인지도 모르다가 요즘 방송에서 나온 보도를 보고 ‘감정노동’ 인줄 알았어요. 주변 동료도 그래요. “원래 남의 돈 버는 게 쉬운 게 아니야. 억울하면 출세해야지.” 출세 못한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고 ‘감정노동’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거죠. (텔레마케터 B씨 사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감정노동자’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청책토론회 “여자 노동을 말하다, 감정노동 - 사랑합니다, 고객님! 웃다가 멍든 우리들의 이야기”를 14일 오후 3시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청책토론회는 감정노동 직종 중 여성 비중이 특히 높은 콜센터의 근로자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는 콜센터 분야에 종사하는 100만 명의 상담원 중 여성근로자는 89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성 감정노동자들로부터 직접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과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 감정노동 근로자들이 각자 경험을 전하는 ‘스토리텔링’ △여성 근로자의 스트레스 해소기회를 제공하는 힐링마임공연 ‘웃음’ △감정노동 여성근로자의 정신건강 체크,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정책 접근방안 △감정노동 인권수첩 -고객응대 매뉴얼 다시 쓰기 △‘고객에 의한 성희롱’ 없는 직장문화 만들기 시민사회실천 △콜센터 이야기, 감정노동을 위한 시민의 고함 △감정노동 피해 산업재해 인정, 콜센터 여성근로자 보호방안 △서울시의 120다산콜센터 감정노동 직무환경개선방안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여성 근로자의 상당수가 감정 노동을 필요로 하는 저임금·비정규직 업종에 종사하며, 끝없이 요구되는 고객만족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정작 자신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이들이 진정한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근로자, 전문가, 시민 등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고 해결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참여를 희망하면 서울시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www.seoulwomen.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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