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주식 보유 재벌 어린이 급증…10억 이상 30명 넘어

입력 2013-05-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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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주식갑부 급증…'젖먹이'도 억대 부자

평가액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재벌 어린이가 100명을 훌쩍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10억원 이상의 주식을 가진 어린이도 31명에 달했다. 태어난 지 두 살 미만인 '젖먹이'들도 주식 부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보유한 만 12세 이하(2000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는 11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 102명보다 크게 늘었다. 중과세 대상에서 빠질 수 있고 사회적 비판여론도 피할 수 있는 소규모 증여가 빈번하게 늘어난 탓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이 429억9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허 부사장의 차남(9)은 174억6000만원으로 2위였다. 허 부사장의 장남은 세 살 때였던 2004년 ㈜GS 주식 25만9000여 주를 처음 증여받았다. 현재 76만341주로 주식수가 늘었다.

이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친인척 7명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등의 주식을 증여받아 80억원대 주식 자산을 보유했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위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장남(12)과 차남(10)은 각각 60억5000만원, 55억5000만원의 주식 평가액을 나타냈다.

또 박상돈 예신그룹 회장의 딸(10)이 52억7000만원,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아홉 살 된 두 아들이 각 42억5000만원 씩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장남(11)과 차남(9)은 각각 21억9000만원, 36억2000만원어치를 보유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아들(7)과 딸(10)이 각각 8억1000만원, 8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는 등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손주 네 명도 억대 주식평가액을 나타냈다.

두 살 미만의 '젖먹이'가 억대의 상장사 주식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조카와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이사의 손녀는 올해 한 살의 나이에 각각 1억6000만원과 1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두 살 된 김흥준 경인양행 회장 딸도 억대 주식부자였다.

한편 상당수 재벌가 어린이들이 증여받은 주식을 밑천으로 배당금을 받거나 시세차익을 거둬 단계적으로 재산을 불려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 3명은 2008년 ㈜효성 주식을 8000만∼9000만원어치씩 매입한 뒤 2010년 10월 주가가 네 배 이상 오르자 처분해 각 3억원대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에는 같은 주식 5억원어치씩을 다시 사들여 보유 주식 수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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