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STX그룹과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TX, STX조선해양, STX엔진, 포스텍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기등급은 투자에 따른 위험이 커 투자를 하기에 부적격하다는 의미다.
이들 기업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기존 ‘A3-’에서 ‘B+’로 한 단계 낮아졌고, 포스텍을 제외한 3개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BBB-’에서 ‘BB+’로 한 단계 떨어졌다.
한신평 관계자는 “STX그룹은 과감한 인수·합병과 주력 사업의 집중을 통해 단기간 내에 그룹의 외형을 확대해 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해운, 조선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STX유럽 인수, 대련 조선기지 건설, STX팬오션의 선대 확충 등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그룹 전반의 영업 및 재무적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한 2일 한국기업평가는 STX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마찬가지로 낮췄다.
한기평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으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8개 채권금융기관이 총 6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결정해 당면한 유동성 위험이 진정 수순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STX중공업의 대출 연체사실 공시에 이은 STX건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STX엔진의 연체사실 공시 등 잇따른 신용 관련 이벤트들이 발생해 STX그룹의 유동성 위험은 보다 심화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