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눈을 본떠 왜곡 없이 160도의 광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가 개발됐다.
2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존 로저스 미국 일리노이대 공대 교수와 송영민 박사(사진) 등 연구팀은 미 하버드대 및 노스웨스턴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곤충의 겹눈과 비슷하게 반구형 모양에 180개의 초소형 렌즈를 붙인 초광각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지름 0.8㎜의 초소형 렌즈 180개를 지름 1.5㎝의 반구 모양으로 배열하고 각 렌즈 아래에 이미지 센서를 붙였다. 각각의 렌즈는 고무 재질로 잘 늘어나도록 만들어, 센서를 잡아당기면 스프링처럼 늘어난다.
각각의 렌즈가 포착한 영상은 컴퓨터를 통해 하나의 이미지로 합쳐진다. 수많은 홑눈이 겹겹이 모여 하나의 겹눈을 이루는 곤충의 시각 인식 방법을 본뜬 것이다. 덕분에 이 렌즈는 일반 카메라의 각도 범위 50도를 뛰어넘어 왜곡 없는 160도의 광각 촬영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가 실용화되면 초소형 무인 비행로봇, 전방위 물체 감지센서, 초소형 광각 내시경, 보급형 초광각 디지털카메라 개발 등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반구형뿐만 아니라 평면 등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이 가능하고, 카메라에 발광체를 부착해 깜깜한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상용화가 이뤄지려면 수백만개의 렌즈를 결합할 수 있도록 생산기술을 향상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AFP는 전망했다.
송 박사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마친 후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총 45편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