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대체휴일 등 노동관련 법안이 화두로 떠오르며 정치권과 경제계의 갈등이 심화되자, 경제 5단체가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담은 긴급성명서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단체별로 반대 의견은 있어 왔지만 경제5단체가 공동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 5단체가 한 자리에 모인 것 역시 지난해 8월 ‘경제살리기 특위 구성’을 위해 긴급회동 한 이후 8개월 만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5단체는 26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성명 발표를 통해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기업 정서와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키는 각종 경제·노동 관련 규제 입법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킨다”며 최근 노동 관련 국정 현안으로 다뤄지는 법 개정 활동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정년 연장에 대해 “60세 이상 정년 의무화는 고용 부당을 가중시켜 청년층 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많은 기업이 나이가 들수록 생산성이 떨어짐에도 임금은 올라가는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어 신규입사자와 정년퇴직자 간 임금 격차는 2~3배까지 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결국 정년이 1년 늘어날수록 최대 3명까지 신규채용이 안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 전무는 “지속가능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며 세대간 일자리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60세 정년 규정과 동시에 임금피크제 등 임금 조정이 반드시 적용될 수 있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휴일법에 대해서는 “일요일을 법에서 휴일로 강제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공휴일 법률화는 주휴일, 일요일의 충돌로 인건비 부담을 높이고, 대체휴일제 도입을 통한 휴일 확대는 임시직·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공정거래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관련제도를 개선해 대기업을 옥죄는 식의 내용이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동반성장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통상임금과 사내하도급,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한편 경제5단체 간 일감몰아주기 등의 이견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중소간 규율 문제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규율이 오히려 경제 후퇴를 유발하며 기업 모두를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이 일치해 큰 논란은 없었다”고 언급했다.
여·야는 최근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고, 법정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평일에 하루를 휴일로 정해 쉬게 하는 대체 휴일제 도입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계는 경영 부담 가중과 사회적 비용 손실을 이유로 이러한 노동 관련법 개정에 반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