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들의 상장사 4곳 중 1곳은 계열사를 통한 내부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투데이가 국내 30대그룹 상장사들의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30대그룹의 상장사 159곳 중 37곳의 계열사에 대한 내부매출 비중이 지난해말 현재 30%를 상회하고 있다. 종속회사와 해외계열사 매출을 제외한 국내 매출 비중이 30%를 넘는 상장사도 14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 보면 STX그룹 STX중공업과 CJ그룹 CJ씨푸드는 각각 내부매출 비중이 97%와 86%로 연매출 대부분을 계열사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종속회사에 대한 매출을 제외한 내부매출비중이 83%에 이르고 있다.
SK그룹의 SK씨앤씨와 포스코그룹 포스코엠텍, KT그룹 케이티씨에스도 국내 계열사에 대한 내부매출 비중이 60%가 넘는 등 다른 대기업 상장사들보다 일감몰아주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시스템통합(SI)과 물류, 식음료, 조선관련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상장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계열사간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법률안을 준비하면서 대기업 상장사들의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구조에 대한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일감을 주는 계열사의 상황에 따라 상장사의 실적과 유동성이 흔들리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STX중공업은 지난 23일 대출금 305억원에 대한 연체 사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연체 이유는 계열사에 대한 매출채권 회수 지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관련해 현대글로비스 연매출의 5%에 해당하는 4000억원가량의 내부거래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내부거래에 대한 상장사들의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관련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