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조용필의 생애 첫 쇼케이스 현장은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공연장 밖에 줄줄이 늘어서 쌀화환은 물론 야광봉과 전광판, 현수막까지… 아이돌 팬클럽 못지않은 응원 열기가 가득했다.
삼삼오오 모여서 온 중년의 여성팬들은 물론 손을 잡고 나란히 앉은 부부, 10대 아들과 함께 자리한 40대 어머니, 20대 초반의 대학생 등 남녀노소 다양한 2000여명이 장내를 가득 매웠다.
이날 쇼케이스는 비주얼 아티스트 룸펜스가 만든 타이틀곡 ‘헬로’ 뮤직비디오로 시작됐다. 화려한 색감과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내용이 인상적인 뮤직비디오는 업비트의 드럼 사운드와 어우러져 톡톡 튀는 감각을 선사했다.
이어 이디오테잎, 국카스텐, 박정현, 자우림 등 후배 가수들이 조용필의 노래를 재해석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디오테잎은 ‘단발머리’를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버무려 순식간에 공연장을 거대한 클럽으로 만들었다. 국카스텐은 폭발적인 고음으로 ‘모나리자’를 선사했다. 박정현은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자우림은 ‘꿈’을 부르며 관객을 뒤흔들었다.
특히 박정현은 “축하하는 것보다 감사드린다. 너무 좋은 음악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후배이자 팬으로서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바운스’를 부르면서 조용필이 등장하자 모든 관객이 순식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이 터질듯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플래카드를 들고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한 중년 남성의 얼굴은 기쁨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오랜만에 관객을 마주한 조용필에게 관객 못지않은 설렘이 느껴졌다. 조용필은 “(가슴이)바운스했다”고 재치있게 말하며 무대 위에서 떨리는 심정을 전했다. 엔딩은 ‘헬로’가 장식했다.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가왕’의 귀환을 축하했다. 조용필이란 가요계의 역사와 후배 가수, 팬들이 모인 한 자리에 모인 축제의 현장이었다.
‘가왕’의 귀환을 알린 조용필은 다음달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이어 상반기에만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을 도는 전국 투어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양지웅 기자 yangd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