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용산역세권개발(용산국제업무지구)사업 발언과 관련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 출자사들이‘아전인수’격의 엇갈린 해석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코레일,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여러 가지 갈등 확대를 막아야 한다. 너무 처음부터 나서기 보다는 상황을 잘 판단해서 조정을 통해 갈등이 수습되도록 해 주길 바란다.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되기 전에 그 쟁점과 파급효과를 미리 파악하여 선제적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이슈인 용산 개발 파산 위기를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특히 이를 두고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들이 각자 ‘아전인수’ 식의 해석을 내놓고 있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코레일측은 "정부 불개입 원칙을 확인한 것 뿐"이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민간 사업 개입 불가라는 기존 국토교통부의 입장에 힘을 실어 준 발언 이라는 것이다.
코레일 고위 관계자는 "‘갈등확대를 막는 과정에서 정부가 나서지 말고 자율조정이 필요하다’라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며 "법과 원칙대로 하라는 뜻이다. 정부 불개입 원칙을 재확인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나아가 기존 용산역세권개발 사업 청산 절차도 그대로 밟겠다는 입장이다. 민간 출자사들이 코레일의 긴급 정상화 방안 제안을 거부한 만큼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 출자사들은 청와대가 처음 구두개입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입에서 용산개발 얘기가 나온 자체가 정부의 진일보한 자세라는 것이다.
민간 출자사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용산개발 사업 청산에 따른 후폭풍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서부이촌동 문제와 같은 사회적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조정에 나설 명분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코레일 등 출자사간 다른 해석을 내놓는 상황에서 국토부는 박근혜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언을 보는 시각에 따라 정부 개입 간접적으로 지시했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도 도의적 책임을 시사하며 대책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그 연장선상에서 볼수 있을 것"이라며 "어차피 이 사업은 정부나 서울시가 중재하지 않으면 파산할 수 밖에 없다. 서부이촌동 주민의 고통을 감안해서라도 서둘러 중재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