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지출사업 중에는 화이트 해커 양성, 특수화학차량 2대 추가배치 등 이색적인 사업이 눈에 띈다.
정부는 최근 주요 방송·금융사 전산망 마비사태 등을 통해 국가적 위협으로 떠오른 사이버테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화이트해커’ 인력을 양성한다. 화이트해커란 악의적으로 시스템을 공격하는 ‘블랙해커’와 달리 정보보안 분야 전문성을 지닌 선의의 해커를 말한다. 정부는 현재 60명인 화이트해커 인력을 240명으로 늘릴 계획으로 관련 예산도 20억에서 80억으로 늘린다.
한 대당 21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특수화학차량을 두 대 더 추가로 배치한다. 이를 위한 예산은42억원이다. 방사성폐기물이나 석면 등 유해화학물질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지난해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 당시에도 특수화학차량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인천에서 보유한 1대밖에 없어 사고 발생지점까지 출동시간이 6시간이나 걸리기도 했다.
청년층의 해외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K-Move’ 포털 구축 사업예산 31억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그동안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던 고용정보시스템 사이트(워크넷)에 해외 일자리까지 확대하는 내용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시 청년특별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요즘 한류열풍이 많은데 우리 청년이 해외직장에 진출하는 것도 한류”라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변동성을 안정시키는 방안으로 도입한 도매시장 정가·수의매매제도 지원금 700억원도 새로 추가됐다. 정가·수의매매제도는 도매시장에서 통상 이뤄지는 경매제를 대신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격을 정찰제 또는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경매제와 비교해 가격의 변동폭이 적으며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핵심장치 개발 예산 지원도 850억원에서 1350억원으로 늘렸다. 태양빛의 100억배에 달하는 방사광을 이용하는 이 장치는 창조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순수·기초과학연구에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