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박스권 장세에서 가치주 운용사들이 발군의 실력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형주 보다 코스닥,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인 점도 한 몫 했지만, 가치주 운용사들의 일희일비 않는 투자 철학이 성과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15일 에프앤가이드가 1분기 액티브펀드를 운용하는 40개 운용사를 분석한 결과, 한국투자밸류운용(8.14%), 라자드운용(6.45%), 신영운용(5.54%) 등 가치주운용사들의 성과가 동기간 유형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가치주 편입 비중이 높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중인 운용사들의 성과가 최상위권을 거둔 것이다. 동기간 코스피는 0.39%를 기록했고 1분기 전체 주식형펀드 유형 평균 성과는 0.57%에 그쳤다.
가치주 운용사들의 펀드매니저들은 경기민감 업종을 덜고 초과수익을 기록한 내수업종을 편입시킨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배준범 한국밸류운용 자산운용1부 부장은 “당 사의 투자철학은 변동성이 있는 종목을 지양하기 때문에 화학, 철강, 조선 등 경기민감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았다”며 “1분기엔 수익이 안정적이고 저평가 됐던 음식료 등 소비재업종을 많이 편입시킨 것이 성과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 팀장도 “경제민주화, 중소기업 육성정책 등 신정부 출범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시장에서도 저평가 가치주와 배당주에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통신, 홈쇼핑, 음식료 등 배당 여력이 높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종목들 위주로 편입시킨 점이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펀드 전문가들은 당분간 불확실한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방향성과 상관없이 투자철학이 확실한 가치주운용사들의 선방이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신건국 에프앤가이드 펀드평가팀 과장은 “기존 운용사들은 대부분 경기전망을 보고 시황에 맞는 탑다운 운용방식을 추구하므로 건설, IT 등 경기민감 업종을 일정 부분 담아야 하기 때문에 1분기 성과 방어에 제약이 많았다”며 “반면 가치주운용사들은 철저히 종목중심의 바텀업 방식으로 박스권 장세에 대응했기 때문에 성과가 더 우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