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있을 때는 꿈이란 게 없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현실에 적응해서 생활하는 게 당연한 곳이었으니까요. 이제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경북지방기능경기대회 금형직종에 참가한 금오고등학교 오경일(20)씨.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온 새터민 학생, 흔들리는 군함위에서 정비를 책임지는 군무원 등 전국 17개 시·도에서 열리는 ‘2013년 지방기능경기대회’의 이색 참가자들이 화제다.
경북 구미에서 개최된 경북지방기능경기대회 금형(주물이나 플라스틱으로 제품 모형 제작) 직종에 출전한 금오공업고등학교 오경일(20)씨는 지난 2011년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 온 새터민이다.
오씨는 새터민의 정착을 도와준 하나센터 담당교사의 추천으로 마이스터고인 금오공고에 입학했다. 북한에 있을 때부터 기계를 좋아했던 오씨는 기계를 다루는 기술을 가르쳐 준다는 이유만으로 입학을 결심했다.
오씨의 꿈은 국가대표가 돼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승도 하고 기술을 더 배워 명장이 되는 것이다. 그는 “기술을 배우면 굶지 않는다는 것은 북이나 남이나 똑같다고 생각했다”며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금형 기술을 배워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는 대한민국 해군 군함의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해군 2정비대대 소속 군무원 24명이 출전했다. 이들은 판금, 용접, 배관, 옥내제어 등 7개 직종에 24명이 8개팀으로 나눠 참가했다. 해군 2정비대대는 장비 정비능력을 높여 해군의 최정예 정비요원이 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대회에 참가해 왔다. 지금까지 총 6명이 입상했고 이들 중 일부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군함은 구조 자체가 보안사항으로 일반 조선소에서 수리를 할 수 없어 군 내부 기술인력이 직접 수리해야 한다. 때문에 이들의 역할은 누구보다 막중하다. 용접직종에 참가한 최현모(45) 군무원은 “부위별로 각기 다른 재질을 사용해 군함을 만들기 때문에 단순한 용접 기술만으로 빠른 시간 안에 수리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회 배관 직종에서 3위에 입상하고 올해 다시 참가한 최종권(38) 군무원은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정비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해군 2정비대대의 전투지원능력이 최고임을 증명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