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 비아그라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국내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여파로 시알리스에 13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정은 25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쳐 2위로 밀려났다. 대신 그 자리를 한국릴리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가 269억원(약국 공급가격 기준)의 매출을 올리며 차지했다. 비아그라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지난 199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비아그라의 약세 이유로 특허 만료 후 국내 제약사의 복제약 출시 후폭풍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출시된 한미약품의 팔팔정(비아그라 복제약)이 7개월 동안 223억원 어치가 팔려 단숨에 3위에 올라선 탓이다.
한편 국내 제약사의 발기부전치료제 신약들도 선전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자이데나는 170억원을 매출을 올려 4위를 기록했고, SK케미칼의 엠빅스는 6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상위 톱 5 가운데 3개 제품이 국산이다.
물론 비아그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시알리스 역시 매출이 줄었다. 337억원에서 269억원으로 20% 가량 빠졌다. 비아그라 복제약 영향을 시알리스도 피해가지 못한 셈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비아그라 복제약이 대거 출시되면서 상위권 치료제들의 매출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며 “시알리스도 매출이 빠진 것을 보면 비아그라의 2위 강등은 국제제약사들의 복제약 영향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1180억원으로, 2010년 975억원과 2011년 1075억원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