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문재인 전 대선후보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한명숙·이해찬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공식 보고서를 발표키로 해 파장이 예고된다.
당내 주류 측 일부 의원들은 평가위가 발표하는 보고서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객관성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선이 치러진 지 100일이 넘은 상황에서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와 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 대선평가위원회는 패인 분석과 책임 소재 규명, 민주당이 나아갈 길 등으로 나눈 350여 쪽의 보고서를 9일 비대위에 보고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문 전 후보에 대해선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국회의원직을 유지해 ‘기득권 내려놓기’ 경쟁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선 승리 시 친노(친노무현) 직계 인사들의 임명직 진출 포기 선언을 끌어내지 못한 점 △대선 캠프의‘용광로 선대위’구성 실패 등이 기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6·9 전당대회에서 ‘이박(이해찬-박지원)담합’ 논란을 낳았고,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 전 후보까지(이-박-문 담합) 포함된 논란으로 이어지게 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됐다.
이는 경선 공정 논란을 낳았고 손학규 김두관 후보 등 다른 경선 주자들이 문 전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이유가 됐다는 것이다. 안 전 교수에 대해선 단일화 과정에서 무리한 고집을 부렸고, 문 전 후보에 대한 지원이 미온적이었다고 기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4·11 총선의 ‘공천실패’가 새누리당에 과반 의석을 내준 데 대한 책임이라고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세력과 486진영에 대해선 “계파 기득권에 집착하다가 두 차례(총선·대선) 실패를 불렀다”며 강한 책임론을 제기했다고 한다.
대선평가위가 주류 측의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함에 따라 5·4전당대회에서 비주류 김한길 의원과 범주류 측의 공방이 예상된다.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범주류 측 신계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하고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면서 “전대를 앞두고 그런 발표를 하는 건 정치적 저의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