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이틀째 금지한 가운데 당·정·청이 긴박하게 움직이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정비 선언을 계기로 점차 고조되는 핵위협 등에 대한 대책을 점검했다.
이어 지난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추가 핵실험 가능성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함해 남북 접경 지역에서의 국지적 도발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을 집중 질의했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던 우리 측 인원의 통행을 금지함에 따라 공단 내 근로자의 신변 안전 대책과 억류시 구출 계획 등을 질문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전날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북핵 안보전략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만약 (개성공단 인질 억류) 사태가 생기면 군사적 조치와 더불어 만반의 대책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한다면 전방은 5일 이내에 70% 전력을 궤멸할 수 있는 군의 태세가 갖춰져 있다”고도 강조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남측 인원을 억류하는 등 현 상황이 대규모 인질 사태로 이어질 경우 군사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국방장관이 개성공단 사태 발생을 상정한 군사조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현재 남북 간 전면전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개성공단 폐쇄와 사이버 테러, GPS 교란 등 심리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도 개성공단에서 대규모 인질 사태가 발생할 경우의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안보장관회의나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북한 관련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북한의 공단 통행 차단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은 즉각 우리 측 근로자의 공단 출입을 정상화하고 개성공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개성공단 운영에 장애를 일으키고 한반도 전체에 또 다른 긴장을 조성하는 북한 당국의 조치에 몹시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국회 차원의 북핵 안보특위 구성을 야당에 제안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운영을 정상화하라고 북한에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출입을 정상화시키지 않는 것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정상적인 공단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북한은 4년 전에도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한 전례가 있다. 당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키리졸브 연습을 트집잡아 개성공단 차단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이번에도 대북제재 및 한미군사훈련에 맞서 개성공단 통행을 막는 일을 반복했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던 현대아산 직원이 체제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137일 동안 억류한 적도 있다. 전례를 비춰볼 때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 허용과 차단을 되풀이하면서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