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31)씨는 “애기를 낳아보니 문화생활은커녕 집 앞 목욕탕도 갈 수가 없고 아기만 보다보니 우울증이 왔다”면서 “부모님만큼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는데 구청에서 보조를 받으니 어머니에게 미안함도 덜하고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지난 2011년부터 조모나 외조모가 서초구 자체 돌보미 양성교육 과정 50시간을 이수하면 돌보미로 인정해 지원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국가지원사업인 ‘아이 돌보미’ 사업을 확대해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두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의 만 70세 이하 조모 또는 외조모면 지원할 수 있다. 이 경우 조모나 외조모는 꼭 서초구청 주민이 아니어도 된다. 구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방문해 신청서를 접수하면 면접을 거쳐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
선정자는 영아 돌봄 교육, 영유아 발달과정, 음악·놀이 교육, 돌보미 기본예절, 대화기법 등 50시간의 돌보미 양성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3월 현재 총 535명의 조모 돌보미가 교육을 이수해 활동 중이며 총 2156가정이 혜택을 받았다. 반응이 예상외로 뜨거워 서초구는 ‘손주 돌보미 사업’ 관련 예산을 올해 13억원으로 증액했다.
지원 대상은 두 자녀 이상 양육가정이며 막내가 만 3개월~15개월이어야 가능하다. 지원 시간은 예산 관계상 자녀수에 상관없이 월 40시간으로 제한했다. 또 무상보육으로 복지예산이 부족해져 올해 3월부터 세 자녀 이상 가정은 최장 12개월, 맞벌이 가정은 최장 9개월, 비취업모 가정은 최장 6개월로 지원 개월수를 조정했다.
손주 아이돌보미 지원 혜택을 받아도 보건복지부에서 시행 중인 양육수당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할머니들은 손주가 크면 동네 이웃의 아기도 봐주시면서 보람을 찾으시고 일자리도 생겨 만족도가 높다”면서 “여성가족부에서 하는 아이돌보미 사업은 맞벌이 가정 위주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손자 돌보미 사업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