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피겨 여왕 김연아’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메이저대회에 마침내 복귀한다. 국내팬 뿐만 아니라 세계 피겨 팬들의 시선이 11일부터 17일까지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에서 열리는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로 쏠리고 있다.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0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은메달을 딴 김연아는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년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2011 모스크바 대회 이후 공백기를 가진 김연아는 지난 해 12월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트로피에서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빙판 위에 복귀했다.
20여 개월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김연아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정상급이다. 비록 참가자들의 수준이 비교적 떨어지는 대회였지만 NRW트로피에서 합계 20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렸고 이어 열린 국내대회에서는 210점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주요 외신들 역시 김연아가 2009년 이후 3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캐나다 TV 방송사 NBC의 피겨해설자이자 70년대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이룩한 산드라 베직은 “김연아에게는 공백기를 가졌던 것이 분명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역대 최고의 스케이터 중 한 명임이 분명하다”며 김연아가 우승 후보 중 한 명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트리뷴 역시 “아사다 마오, 그레이시 골드 등과 함께 김연아가 여자 싱글 우승후보중 한사람이다”라고 평했다.
물론 김연아는 아사다나 골드 외에도 많은 선수들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디펜딩챔피언이자 올해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너(26·이탈리아)를 비롯해 동 대회에서 각각 2,3위를 차지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6), 엘리사베타 툭타미세바(16) 등도 정상권에 근접해 있는 선수들이다. 올해 캐나다 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케이틀린 오스먼드(17) 역시 홈의 이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우승권에서 경쟁이 가능한 선수다.
어느덧 22세에 접어든 김연아는 세계적인 유망주들에게 있어 롤모델인 동시에 넘어야 할 산이다. 숙명의 라이벌 아사다와의 선의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여기에 포스트 김연아를 준비하는 국내 빙상계의 염원도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많은 선수들을 출전시킬 수 있는 한국이다. 국가별 쿼터가 적용돼 이번 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국가에는 최대 3장의 올림픽티켓이 주어지고 3위부터 10위까지의 국가에는 2장이 주어진다. 10위부터 24위까지의 국가에게는 단 한 장 뿐이다. 김연아의 성적에 따라 그의 뒤를 이을 선수들이 소치올림픽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는 김연아 역시 지난 10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출국 기자회견을 통해 “최소한 2장 이상의 올림픽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소치동계올림픽을 통해 후배들이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각오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김연아가 홀로 출전하는 만큼 김연아의 어깨에 국내 유망주들의 미래도 함께 걸려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