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산업계의 대표적 성공스토리를 만들었던 김택진 사장이 최근 외환선물을 통해 FX마진 시장에 5천억원을 투자,6개월만에 1,50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이 바닥에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초 매각대금을 글로벌기업 인수자금으로 사용하겠다던 김 사장의 설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며,투기성이 강한 FX마진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업계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의도 금융가에서도 기관이 아닌 개인이 5천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1대주주 자리를 넘긴 김택진 사장이 이미 오랜 게임사업에 지친 점을 지적하며, 이제 엔씨소프트에서 마음이 떠난 것아니냐는 성급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벤처기업가는 "선물에 5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이미 사전에 엄청난 준비와 전문가가 동원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 사실 자체가 이미 본업에 많은 힘을 뺄수 밖에 없음은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의도대로 기업 인수를 위한 여유 자금 마련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기관도 아닌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업체의 대표가 개인적으로 5천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사실은 전문적인 투자개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FX마진 시장은 전문가들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시장인 데다, 변동성이 큰 FX마진시장의 특성 상, 원금의 30%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김 대표의 FX마진 시장 투자는 급기야 거래규모의 급성장 까지 이끌어 냈다. 규제 전 월간 30만~40만계약선을 유지하던 FX마진 시장 거래 규모는 금융당국의 파생상품시장 규제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11만계약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시점으로 추정되는 하반기에는 27만계약 수준까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이번 투자가 게임사 인수 등 지금까지 알려진 예상 자금사용처 외에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엔씨소프트는 밸브, 일렉트로닉아츠(EA)등 대형 글로벌 게임사 인수 루머의 중심에 서왔다. 이후 김 대표가 8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고 엔씨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넥슨이 지난해 강남 역삼동 부지 매각을 통해 1천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만큼 공격적 인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돼왔다.
때문에 FX마진 거래가 증거금의 10배에 달하는 외환거래를 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방식을 사용하는 ‘투기’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번 김택진 사장의 외환선물시장 데뷔는 놀라움을 넘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도 지난해 FX마진의 투자 위험성과 관련 범죄 증가를 인식, 규제를 강화한바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 매각한 회사 지분은 대표 개인 자금”이라며 “투자 내역은 개인적인 사항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