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영토확장 나서는 아이돌

입력 2013-03-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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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만으로도 홍보효과… 한류 타고 외국인 관객도

▲뮤지컬 ‘삼총사’

“뮤지컬은 평생 하고 싶은 분야다.”

1세대 아이돌 걸그룹 핑클의 옥주현이 2005년 8월 뮤지컬 ‘아이다’의 프레스 리허설에서 한 말이다. 옥주현은 아이돌 가수의 뮤지컬 입성에 신호탄이 됐다. 오디션을 통해 맡은 배역이었지만 유명세를 등에 업고 캐스팅됐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로부터 8년 후 아이돌 가수의 뮤지컬 진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지난 2월 20일 개막한 뮤지컬 ‘삼총사’에는 2AM 창민, 슈퍼주니어 규현, 2PM 준케이(Jun.K), 원더걸스 예은 등 무려 4명의 아이돌이 출연한다. 지난 해 2월 막을 올린 뮤지컬 ‘엘리자벳’에는 동방신기의 김준수가 무대에 올랐다. 같은 해 10월 있었던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김준수는 ‘엘리자벳’에 함께 출연한 옥주현과 나란히 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에는 소녀시대 제시카, 에이핑크 정은지가 여주인공 엘 우즈 역을 맡았다. 또 ‘요셉 어메이징’에는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이 출연하는 등 많은 아이돌 가수가 뮤지컬계로 입성했다.

새로운 뮤지컬이 선보일 때 작품의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누가 출연하는가도 역시 큰 관심사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는 아이돌 가수를 배우로 섭외하는 움직임이 늘었다. ‘요셉 어메이징’을 기획한 라이브앤컴퍼니 박영석 대표는 “아이돌 가수의 캐스팅은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며 “아이돌의 참여로 TV, 신문 등에 화제를 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아이돌 시장 참여가 긍정적인 효과를 나았다. 일부 팬들은 뮤지컬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공연을 보러 간다. 그 과정에서 뮤지컬에 매력을 느끼고 다른 뮤지컬에도 흥미를 갖게 되는 현상을 나았다. ‘리걸리 블론드’의 제작사 PMC 최용석 기획부장은 “아이돌을 보러온 관객들이 또 다른 뮤지컬을 보면서 산업의 성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그들을 보러 온 팬 중 터키, 일본, 동남아 등에서 온 관객도 꽤 있다”고 밝혔다. 아이돌 캐스팅이 산업의 부흥과 이른바 ‘류’ 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홍보만을 노린 캐스팅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2011년 11월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배우 박해미는 “아이돌 출신이 상업적으로 이용만 당하지 않으려면 충분한 연습시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뮤지컬협회 배우분과 이계창 위원장은 “아이돌 스스로 좋은 배우가 되도록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다면 훌륭한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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