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크박스 뮤지컬 열풍… 8090 히트곡 담아, 추억 리와인드

입력 2013-03-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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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왼쪽), 뮤지컬 ‘맘마미아’

“‘맘마미아’ 질투 나게 부러웠던 것은 노래와 극이 어쩜 그렇게 딱 맞을까 싶었다. ‘그날들’ 첫 연습실에서 속으로 깔깔거리며 웃었다. 너무 통쾌했다. 아쉬웠던 지난날이 생각났다.” 지난 2월 14일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의 배우 이정렬이 제작 발표회 때 한 말이다.

뮤지컬을 접하다 보면 곡이 익숙하지 않아 집중하지 못하는 시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주크박스 뮤지컬은 강점을 갖는다. 대중적인 곡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익히 알려진 가요를 새로운 이야기의 얼개에 끼워 맞춰 만든 뮤지컬이다. 극 중 배우가 이별의 아픈 심정을 고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로 표현하는 식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특징을 잘 살린 대표적인 뮤지컬은 지나 1999년 4월 영국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극장에서 초연된 ‘맘마미아’다. ‘맘마미아’는 스웨덴 출신의 인기 팝가수 아바(ABBA)의 히트곡들로 엮어졌다. 가사를 전혀 고치지 않아 아바를 사랑하는 전 세계 팬들을 뮤지컬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바의 히트곡들이 이야기 속에 촘촘히 끼워졌다. 팝과 뮤지컬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지난 2004년 국내 초연된 ‘맘마미아’의 흥행 이유에 대해 신시컴퍼니 측 관계자는 “아바의 음악이 주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작품의 스토리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가사로 드라마를 살린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맘마미아’에 대적할 만한 작품을 국내에서 꼽자면 고 이영훈 작곡가의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있다. 2011년 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될 당시 젊은 층과 중·장년층까지 아우르며 큰 호응을 얻었던 이유는 바로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의 멜로디였다. 그가 만든 곡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광화문 연가’, ‘가로수 그늘아래서면’ 등은 지금의 40~50대가 낭만을 꿈꾸던 8~90년대의 추억을 회상케 한다. 노래는 오래됐어도 지금의 청년층이 들어도 아련한 감상에 젖어 들 만큼 좋은 곡들이다.

성재준 연출의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했다. 두 앙숙 집안의 이야기를 현대적 사랑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작품 속에 김원준의 ‘쇼’,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 박진영의 ‘허니’, 싸이의 ‘챔피언’, 엠블랙의 ‘전쟁이야’ 등 누구나 공감할 만한 추억의 히트곡과 최신 유행곡이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지컬을 이룬다.

전문가들은 뮤지컬의 높은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주크박스 뮤지컬의 매력으로 꼽는다. 뮤지컬 ‘그날들’의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 서혜란 기획팀장은 “주크박스 뮤지컬은 음악적인 부분에서 뮤지컬 넘버(곡)를 미리 떠올릴 만큼 익숙해 누구나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날들’은 고 김광석의 주옥같은 명곡 26곡으로 구성된 뮤지컬이다.

뮤지컬 매거진 ‘더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도 주크박스의 매력으로 친숙함과 향수를 꼽았다. 박 편집장은 “주크박스란 장르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원곡을 좋아했던 팬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헌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곡에 대한 신뢰로 캐스팅, 투자 유치, 마케팅에도 유리하다”며 제작 과정에서도 이점을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뮤지컬 속에 인기가요를 무작정 끼워 넣는다고 무조건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에 음악이 중요한 요소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주크박스라는 형식이 흥행을 보증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원종원 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뮤지컬이 종합 예술인 만큼 원곡이 가진 고유의 감성을 잘 살려내면서 극과 넘버(곡)의 완벽한 해체와 재구성이 있어야만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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