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베스’시대를 맞은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미국기업연구소(AEI)가 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날 사망하면서 차베스 이후의 주도권을 놓고 여야의 대립이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차베스 이후의 정권은 안정적이거나 지속가능성이 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AEI는 예상했다.
차베스식 정치이념을 뜻하는 ‘차비스모(Chavismo)’가 흔들리면서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불안도 커질 전망.
베네수엘라는 원유 산업의 부진과 함께 마약밀매와 테러 등의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쿠바의 간섭·부패·부정선거를 둘러싼 갈등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국민 지지도가 떨어지고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새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베스 정부는 인플레이션·식량 부족·정전·인프라 부실 등의 문제로 베네수엘라인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어 지지를 회복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AEI는 설명했다.
베네수엘라가 과거와는 다르게 원유를 통한 세수를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사실도 문제다.
차베스 집권 전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30만 배럴에 달했으나 현재 240만 배럴에 그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중국 러시아 이란 등에 저렴한 가격의 원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쿠바 등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 국가들에 값싼 원유를 제공하기 위해 생산을 급격히 늘린 것도 부담이라고 AEI는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18개월에 걸쳐 베네수엘라에 280억 달러를 지원했으나 현재 이를 중단한 상태다.
차베스가 공식석상에 자리를 보이지 않으면서 정국이 불안한데다 원유 생산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가 자국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가솔린을 수입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의 민심 얻기 행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정권 교체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AEI는 전했다.
이로 인해 디오스다도 카벨로 국회의장이 새 권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권 통합연대(MUD) 역시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내세워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 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부정선거 시스템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대학생들 역시 부정부패와 쿠바의 간섭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새 정권이 반미 성향을 버릴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AEI는 강조했다.
미국이 그동안 적대적이었던 베네수엘라 정권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