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억원 돈잔치가 시작된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8일 팡파르를 울린다. 올 시즌은 총 36개 대회에서 30억4000만엔(약 360억원·미즈노 클래식 제외)의 상금을 놓고 샷 대결을 펼쳐진다.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8685만엔(약 10억원)의 상금이 쏟아지는 셈이다.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대회는 6월에 열리는 아스 몬다민컵과 9월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 10월 노부타그룹 마스터스GC 레이디스로 1억4000만엔(약 16억4000만원)이다.
전미정(31·진로재팬), 안선주(27), 이보미(26·정관장) 등 ‘코리아 여전사’들은 한국선수 4년 연속 상금왕에 도전한다. 한국선수들은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안선주에 이어 지난해는 전미정이 상금왕에 오르면서 3년 연속 상금왕을 이어갔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지난해 상금왕(1억3238만엔) 전미정이다. 전미정은 지난해 리조트 트러스트 레이디스와 니치이코 여자오픈, CAT 레이디스, 히구치 히사코 모리나가제과 웨이더 레이디스 등 4승을 비롯해 무려 22차례나 ‘톱10’에 진입, 상금왕과 평균 타수 등 각종 순위에서 1위를 휩쓸었다.
이보미는 전미정과 함께 ‘원투 펀치’를 가동한다. 2011년 일본무대에 진출한 이보미는 지난해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에서 첫 우승을 시작으로 이토앤레이디스와 LPGA투어 선수권 리코컵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 상금랭킹 2위(1억867만엔)에 이름을 올렸다.
기량만 놓고 보면 이보미의 상승곡선은 또렷하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샷 감각이 정점을 찍고 있어 올 시즌을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보미는 “기회가 된다면 미국무대 진출이 꿈이다”라며 “일본에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은 뒤 더 큰 무대로의 준비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선주는 전미정에게 넘겨준 상금왕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안선주는 지난해 월드 레이디스 사론파스컵, 니토리레이디스, 골프5 레이디스에서 우승하며 세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상금랭킹은 4위(1억120만엔)에 만족했다.
한·미·일 필드를 모두 경험한 홍진주(30)는 다크호스다. 올 시즌 JLPGA투어 시드를 다시 획득하며 일본 무대를 밟은 홍진주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는 각오다.
이밖에 JLPGA투어 한국선수 맏언니 이지희(8위·7529만엔)와 김소희(15위·4726만엔), 강수연(17위·4457만엔) 등도 새 시즌을 위한 샷 담금질에 한창이다.
한국선수 4연 연속 상금왕 주인공 탄생을 위해서는 최소 4개 대회 우승과 20차례 이상의 ‘톱10’ 진입을 통해 1억5000만엔 이상을 벌어야 한다. 총 36개 대회가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내내 슬럼프 없이 상위권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코리아 여전사’들이 JL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 총액은 8억4469만엔(약 100억원)으로 사상 최고액이다. 올해는 10억엔(약 117억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이신 J골프 해설위원은 “일본의 에이스 아리무라 지에가 미LPGA투어에 진출, 사실상 한국선수들의 적수는 없다”며 “이변이 없는 한 전미정, 안선주, 이보미의 3파전이다. 여기에 홍진주까지 가세해 올 시즌은 역대 최고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 시즌 개막전은 8일부터 사흘간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8000만엔·우승상금 1440만엔)다. 이 대회는 송보배(2008), 안선주(2010), 박인비(2011) 등 한국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만큼 개막전 승전보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코리아 여전사’들의 역대 최고 성적과 4년 연속 상금왕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눈과 귀가 열도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