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행복연금’ 도입을 발표한 지난달 21일부터 지금까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는 기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반대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근로세대인 청년층과 중·장년층에 불리하게 설계됐다는 불만이 주된 내용이다. 그중에는 ‘국민연금을 탈퇴하겠다’라거나 ‘국민연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대갈등 문제의 해결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정책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과제가 되고 있다. 복지정책은 그 정책적 목표가 ‘사회통합’에 있다. 그런데 최근 복지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세대를 기준으로 사회를 반으로 가르고 있는 모습이다. 세대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복지정책을 강행한다면 우리 사회가 효과보다도 비싼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을 고려하면 노인복지 위주의 정책 방향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정부의 굵직한 복지공약이 주로 노인을 위한 공약이라는 점은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모든 세대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다양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새 정부의 정책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 측에서는 ‘기초연금’ 재원으로 14조6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 기준으로 취업준비자 수는 57만2000명이다. 14조6000억원은 이들 모두에게 2600만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 큰 액수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88만원 세대가 부자 노인까지 부양해야 할 것’이라는 키워드가 세대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의 젊은 세대의 불만이 적지 않다”며 ““후세대의 부담도 고려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말한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도 정부의 복지정책은 노인 빈곤 완화와 함께 젊은 세대의 불만도 잠재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