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비서관급 일부 인선을 공식 발표 없이 비공개로 내정했다. 24일에는 청와대 대변인 2명 외에 경제금융비서관·기획비서관 등의 인선을 언론을 통해 ‘흘리기’ 식으로 알렸다.
대통령으로서 공식 업무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인선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인선에 대한 검증을 피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외교비서관에 김형진 외교통상부 국장을, 국가안보실 산하 국제협력비서관에 김홍균 전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외교비서관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3년 외무고시(17회)에 합격했다. 2002년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돼 청와대 업무를 경험했다. 북미국장을 지내다 지난해 일본으로 연수를 떠났다.
박 대통령이 ‘미국통’으로 알려진 김 내정자를 외교비서관에 지명한 것은 올해 6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시급한 현안인 원자력협정 개정협상,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을 원만히 처리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취임식 당일 박 대통령과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등이 면담하는 자리에 함께 배석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김 국제협력비서관 내정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외교국방통일분과 전문위원을 지냈다. 2006년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실에서 파견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밖에 외교안보수석실 산하 국방비서관과 통일비서관에 각각 연제욱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홍용표 한양대 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에서 전문위원을 지냈다.
박 대통령은 또 비서실장 직속 의전비서관에는 우경하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을 내정했으며,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에는 백기승 전 대선캠프 공보위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비서관에 김재춘 영남대 교수, 행정자치비서관에 박동훈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장, 국정과제비서관에 오균 국무총리실 기획총괄정책관, 과학기술비서관에 장진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과학기술정책국장, 정보방송통신비서관에 김용수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진흥기획관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냈다.
박 대통령을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해온 보좌진 가운데 정호성 전 비서관은 제1부속비서관으로, 안봉근 전 비서관은 제2부속비서관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 온 조인근 대선캠프 메시지팀장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