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가는 올해 주식개장 첫날 2만4600원에 시작했다. 이는 2012년 거래일 첫날 4만1500원에 비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 25일에는 전거래일대비 500원(2%) 하락한 2만4450원에 마감했다. 1년전보다 31.7%나 급락한 것이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실적부진에 기인한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3153억원으로 전년(2947억원) 대비 7.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151억원) 대비 46.2% 급감했다. 이에 따라 5%대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은 2.6%로 떨어졌다. 지난해 경기침체의 여파로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경쟁사와 비교 시 삼양식품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신제품 ‘나가사키짬봉’이 점차 인기를 잃어가면서 삼양식품의 라면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12%까지 떨어지는 등 10년만에 오뚜기(12.2%)에 2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겪었다. 1963년 국내에 라면제품을 최초로 선보이며 업계 선두를 달리던 삼양식품은 1985년 농심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또한 신제품 ‘돈라면’과 ‘불닭볶음면’도 판매량이 미미한 가운데 2011년 계열사 삼양축산이 리스나제주우유를 인수해 우유사업을 강화했지만 이 또한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햇다.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수출도 지난해 중국정부로부터 위생기준치 미달로 삼양라면, 김치라면, 수타라면이 전량 폐기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크게 둔화됐다.
국내에서 라면을 처음으로 만든 전중윤(94)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 회장은 1990년대 초반 영업담당 중역을 시작으로 경영관리실과 기획조정실 사장을 거쳐 삼양식품 부회장을 지냈다. 지난 2010년 3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신사업 진출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취임 2주년을 앞두고 내부 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시장악화로 뚜렷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경기 회복에도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삼양식품을 포함한 식품업종 등의 회복이 올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