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프로야구 최고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박병호와 서건창이었다. 넥센 히어로즈 소속의 두 선수는 한때 나락까지 떨어졌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난 시즌 최고의 자리인 시즌 MVP와 신인왕에 각각 오른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다.
이 중 신고선수로 입단해 방출의 아픔까지 겪었지만 극적으로 재기해 지난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서건창은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올시즌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지난 시즌 그는 타율 0.266, 40타점, 39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도루 부문에서 전체 2위에 올랐고 신인왕은 물론 2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서건창이 화려한 시즌을 뒤로하고 올시즌 또 한 번의 도약을 다짐하는 이유는 바로 ‘2년차 징크스’를 떨치기 위함이다. 2년차 징크스란 신인으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이듬 시즌 부진에 빠지는 현상으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야구에서는 특히 혹독한 2년차 시련을 겪는 선수가 많다. 2003년과 2004년 신인왕 출신인 이동학과 오재영은 이듬 시즌 곧바로 부진에 빠지며 현재는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 중고신인이었다. 지난 2008년 LG트윈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단 한 타석에만 등장했고 이후 곧바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쫓기듯 현역병으로 입대한 그는 전역 후 2011년 넥센에 입단테스트를 통해 입단했다. 역시 신고선수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2루수로 낙점된 김민성이 부상을 당해 기회를 잡은 서건창은 곧바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미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서건창인 만큼 올시즌을 맞이하는 자세는 남다르다. 그는 20일까지 진행된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캠프에서도 가장 정열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열심히 뛰는 선수에게 2년차 징크스란 없다”는 말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빈 틈이 있고 방심하는 마음이 들면 어김없이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오게 마련이지만 서건창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말하는 염 감독이다. “시즌 개막 때까지 100%의 몸상태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하는 서건창에게 더 나은 2년차 성적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