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새 바람 부나… KBS 새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

입력 2013-02-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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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사랑ㆍ10대 고민 코믹하게 풀어

“MBC에서 시트콤을 안 한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없애지 말고 더 많은 장르를 개발해서 우리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마당을 많이 마련해달라!”

개그맨 박미선이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행한 최우수상 수상소감이다. 제작비는 적게 들고 일정한 시청률이 담보돼 한때 저비용 고효율의 최고 인기 장르로 군림했던 시트콤이 이제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시트콤이 최근들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이제 방송되는 시트콤은 KBS 한개 뿐이다. SBS는 지난해 3월 종영한 ‘도룡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이후 시트콤 정규 편성을 하지 않고 있으며, MBC는 지난해 12월 ‘엄마가 뭐길래’를 시청률 부진 이유로 전격 폐지했다.

방송사의 시트콤 외면속에 KBS는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연출 권재용, 극본 최수영)이라는 야심작을 내놓았다.‘일말의 순정’이 유일한 지상파 시트콤으로서 체면을 지킬 수 있을까.

‘일말의 순정’은 이재룡 이훈 전미선 도지원 김태훈 등 40대의 사랑이야기와 이원근 조우리 한수연 오광석 등 10대의 진지한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나간다. 여기에 어른들의 과거시절을 연기한 아이돌 가수 카라의 한승연과 엠블랙의 지오, 시크릿의 송지은,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 인피니트 성규의 등장은 극의 활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관록 있는 배우들의 극중 이름이 정우성 강수지 최민수 하정우 등으로 국내 정상급 스타들의 이름을 빌려 그들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실제 배우들의 모습과 시트콤 속 배우들의 모습을 오버랩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런 탓인지 ‘일말의 순정’은 첫 회 시청률 7.8%를 기록하며 순탄한 출발을 했다.

극중 순정 마초 최민수 역을 맡은 이재룡은 “사는데 감동이 없다. 일말의 순정도 없다”며 현실 사회의 팍팍함에 잃어버린 순정을 한탄한다.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이훈에게 쉽사리 고백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전미선의 모습은 첫사랑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일말의 순정’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중년의 나이가 돼서 느끼는 아쉬운 감정과 어릴 적 향수를 적절히 버무려 시청자들과 교감하려 한다.

최수영 작가는 “대한민국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보통 모습을 그렸다. 시트콤 보면 그 속에 본인이 투영될 수도 있고 최측근의 모습이 그려질수도 있다”며 “20대 40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기 위해 애썼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일말의 순정’은 시트콤 장르에 대한 시사점도 던져준다. 권재영 PD는 “시트콤을 드라마의 하위 장르로 여긴다. 연기를 못 하는 사람이 나와도 되고, 돈을 덜 들여도 되는 장르라고 생각하는 점이 시트콤의 퇴조를 가져왔다. 비용을 줄이다보니 질이 떨어진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권PD는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시트콤의 장점이다. 장점을 살려 예능과 드라마가 표현 하지 못하는 재미와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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