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될 경우 노인의 인적자원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의 욕구를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령화로 인한 경제의 악순환에 대비하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노인사업 참여 대상자가 확대돼야 하며 인식 개선이 급선무임을 밝혔다. 또 국가 전체적으로 노인인력과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 = 정부가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차장은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은 교육을 비롯해 여러 형태의 재취업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면서도 “대기업은 단독 프로그램이 가능하지만 여력이 안 되는 기업도 많기 때문에 정부가 정책 방향성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에서도 전체적인 인력운용은 있겠지만 고령층을 위해 사회적으로 일정부분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양보가 필요한데 기업들은 정해진 인력을 가지고 최대한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앞으로는 근로환경 개선을 통해 노인인력을 채용하면서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차장은 개인들에게도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며 “막연하게 다니면서 그 일에만 집중하기보다 40대 후반부터 50대 등은 본인이 제2의 취업이나 직장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기업에서도 감당을 해야 한다. 정년제 의무화는 박근혜 당선인도 후보로 있을 때 내세운 공약”이라며 “고령자의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사회적으로 커졌는데 기업이 이런 부분들을 감당하지 않으면 이를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노인 일자리 정책의 의의가 크다고 했다. 그는 “노인들은 소액의 급여를 받고 일을 하지만 만족도는 아주 높은 정책적인 효과가 있다”며 “노인 일자리 사업을 분석하면 전반적으로 빈곤률을 완화 하는 효과가 있다. 또 사회적 관계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기업, 인식개선에 나서야 = 이형종 삼성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에이지 프리’(Age Free) 사회에서 연령구조가 장벽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연령차별로 불합리가 나타나는 부분을 제거할 수 있도록 기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그저 버틴다는 생각보다 커리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년층은 직장을 다니더라도 지금 직무와 다음 단계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자기 개발을 하고 꿈의 방향을 설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 남용 경계해야 = 예산의 남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소정 남서울대 교수는 “노인 관련 예산 중 세 번째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노인 일자리 사업”이라면서 “이들 고학력 노인까지 포괄하는 유급 노동 프로그램으로 확대하면 정부 지출이 너무 커진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노인 일자리 사업 중 공공분야 일자리를 사회참여(자원봉사)형과 소득보장형으로 분리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니즈(Needs)가 큰 저소득 노인들은 급여수준을 높이고 참여 기관도 늘려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사업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대신 경제적 니즈가 크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사회 참여형 일자리로 개편해 만족도를 높이고 삶의 질 향상, 사회 통합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