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퇴임 연설을 통해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소회와 향후 전직 대통령으로서 활동 방향 등을 밝혔다. 퇴임을 엿새 앞둔 마지막 대국민 담화였다. 임기 중 성과에 대해 자평하면서도 측근과 친인척 비리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퇴임 연설에서 “이제 저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면서“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위대한 국민과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지난 5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가장 보람되고 영광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미진한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계속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무역 1조 달러 및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 한·아세안, 한·EU, 한·미 FTA 체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선출,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 등을 대표적인 업적으로 평가했다.
일자리 나누기, 복지 사각지대 지원, 미소금융, 든든 학자금, 전통시장 상품권 등 다양한 친서민정책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기대 만큼 서민들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정권은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자축하고 있지만 핵과 미사일이 북한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통일의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믿는다”고 말했다.
친인척·측근 비리 사건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도덕적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활동 계획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의무는 끝나도 국민행복을 위한 저의 명예로운 의무는 계속될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기꺼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퇴임 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온 국민과 함께 박근혜 당선인과 새 정부에 따뜻한 축복을 보낸다”면서 “새 정부가 ‘더 큰 대한민국’과 ‘행복한 국민’을 향한 큰길을 열어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0시 17대 대통령으로서의 공식적인 임기를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