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30일 위성을 정상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이 쏘아 올린 장거리로켓 '은하 3호'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나로호와 북한의 은한 3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둘 다 100kg급 위성을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로호가 2단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은하 3호는 3단으로 구성돼 있다.
나로호는 1단 로켓을 러시아로부터 들여 왔고 은하 3호는 북한이 전체를 자체 제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나로호 추진체는 1단 액체엔진 로켓과 2단 고체연료 킥모터로 이뤄져 있다. 높이는 33m, 총 중량은 140t이며 1단(하단) 최대 추진력이 170t중(重)이다. 은하 3호에 대한 정확한 제원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높이는 약 30m로 나로호와 비슷하고 중량은 80∼90t으로 나로호보다 다소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1단 로켓에는 30t중의 추진력을 지닌 엔진 4개가 달려 있어 추진력 120t중을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로호와 은하 3호의 목적은 로켓 맨 앞 부분에 실린 위성 탑재체를 고도 300㎞ 안팎의 저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다만 2단과 3단 로켓의 차이점이 있어 구체적 궤도 진입 과정은 다소 다르다.
2단의 나로호는 상대적으로 추진력이 큰 1단(추력 170t중)의 힘으로 고도 약 200㎞까지 솟아오른 뒤 2단(추력 7t중)을 점화해 약 300㎞의 고도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3단 로켓인 은하 3호는 1단(추력 120t중)이 고도 100㎞ 정도에서 일찍 분리돼 2단(추력 20∼30t중)과 3단(추력 10t 미만)이 차례로 위성 탑재체를 궤도에 진입시켰다.
나로호 1단의 연료는 케로신(등유), 산화제는 액체산소다. 영하 183도의 저온인 액화산소의 특성상 높은 압력과 매우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므로 발사 준비가 오래 걸리고 연료와 산화제를 채운 채로 오래 대기할 수 없다. 즉 일단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면 곧바로 쏴야 한다. 미사일 기술로의 전용이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은하 3호의 연료는 '하이드라진(N₂H₄)'이라는 액체 화학물질이며 산화제로는 사산화질소((N₂O₄)를 쓴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럴 경우 나로호에 비해 저장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다만 1단에 고체 연료를 쓰는 것은 아니어서 곧바로 미사일 기술로 전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탑재체인 위성을 비교하면 무게는 약 100kg으로 비슷하지만 성능은 나로과학위성이 북한의 광명성 3호 2호기에 훨씬 앞선다. 나로과학위성은 광섬유를 이용한 펨토초 레이저 발진기, 이온층관측센서, 적외선 센서, 레이저반사경, 우주방사선량 측정센서 등으로 우주공간에서 관측과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북한의 광명성 3호 2호기의 성능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로켓의 정상 궤도 진입 확인과 저해상도 사진 전송 정도를 목표로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며, 그나마 정상 작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