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환자 수가 줄어든 병원들의 경영이 크게 악화됐다. 환자수 감소로 수익이 줄어든 대신 의료비용 등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은 지난해 병원급 의료기관 43곳의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2분기를 기점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의료수익이 낮아졌다고 29일 밝혔다.
조사대상 병원들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평균 242억3000만원과 246억3000만원의 의료수익을 올렸으나 3분기와 4분기에는 243억7000만원과 233억9000만원으로 의료수익이 줄었다.
3분기의 경우 전 분기 대비 1.1% 감소했고 4분기는 3분기와 비교해 4.0%나 줄어들었다. 전·후로 나누어 보면 후반기 의료수익 감소율이 2.4%에 이른다고 연구원측은 설명했다.
수익 감소폭을 살펴보면 외래보다 입원 수익이 더 많이 줄었다. 외래는 전반기와 비교해 2.6%의 수익 감소가 있었던 반면 입원 수익은 3.5%나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법인세 등 세금 납부이전의 의료수익에서 의료비용을 뺀 ‘의료수익의료이익률’로 다시 계산하면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전반기의 절반수준인 4.6%밖에 되지 않는다. 의료수익에서 의료외 비용인 이자까지 감안한 경상이익률을 산출하면 전반기에 비해 3.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환자수가 줄어들어 수익이 감소한데다 지출해야할 의료비용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이 밝힌 ‘전체 의료기관 평균 수익·지출 증감률 현황’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에 평균 2.4% 하락한 수익과 달리 주로 인건비(2.0%), 재료비 (1.3%), 관리비(-2.1%)로 구성되는 의료비용은 평균 2.6% 증가했다.
환자 수 감소는 입원보다 외래에서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병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는 전반기에 비해 5.3%나 줄어들어 병원 경영수지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외래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입원환자도 감소해 병상가동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82.3%)와 2분기(82.5%)에 82%를 웃돌던 병상가동률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80.9%, 81.2%로 낮아졌다. 특히 종합병원의 병상가동률은 전반기에 비해 3.8%나 낮아져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실장은 “병원의 경영 상태를 분기별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의미가 있다”면서 “관행상 대선을 앞두고 환자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왜 하반기에 줄었는지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 불황 탓에 아프지만 참고 병원에 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