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만들기]20대, 노후준비 천천히 시작한다고?… 시간은 돈, 빠를수록 복리 효과

입력 2013-01-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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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은퇴·노후준비는 중년층만의 고민이라고 생각하는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나이인 20대부터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든 20대는 그렇게 여유롭지 않다. 청년실업과 거액의 결혼 자금 등으로 은퇴준비에 대해 생각조차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9일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은퇴 준비가 가장 부족한 연령대는 50대, 그리고 그 다음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0대의 은퇴준비가 부족한 이유로 청년 실업과 높은 결혼 자금, 인식 부족 등을 꼽았다.

권기둥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젊은 층일수록 은퇴기간을 위한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할 자금여력이 없고, 은퇴시점까지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재취업·창업 준비 등과 같은 구체적인 은퇴계획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대의 개인연금보험 가입률은 11.8%로 30대 23.7%, 40대 24.7%, 50대 19.4%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노후준비율을 보더라도 20대의 은퇴준비율은 66.5% 로 다른 세대보다 뒤떨어지고 특히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준비율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복리의 힘’…목적별 자산관리 중요= 20대의 은퇴·노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유동환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대의 은퇴준비 전략은 시간의 힘에 따른 복리효과를 가장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취업을 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는 수입을 창출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일을 하게 된다. 그 후에라도 결혼·학자금 대출 상환 등 재무적 당면과제가 많은 20대가 노후자금 준비에 신경을 쓰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 간과하는 것이 하루라도 빨리 준비하는 사람이 더 쉽게 더 많은 자금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 연구원은 “소득이 본격적으로 높아가는 이 시기에 꾸준한 투자자금 축적으로 하루빨리 노후자산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시간의 힘’을 통해 복리효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연 5% 투자수익률을 기준으로 노후자산 5억원을 목표로 할 때 10년간 준비한다면 매월 322만원을 적립해야 하지만 30년간에 걸쳐 준비하면 월 60만원이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전무도 “은퇴·노후 준비는 더 빨리, 더 많이, 그리고 더 길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대에는 목적별 자산관리를 체계적으로 해놓는 것이 은퇴준비의 첫걸음이다. 과거에는 결혼, 주택마련, 자녀교육 등 인생 주기별 직면과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포커스 전략을 주로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은 자신의 경제역량을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어 다음 목적에 대한 준비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유 연구원은 “효과적인 100세 시대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주요 목적별로 자산관리를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돈, 당장 연금형 상품에 가입하라= 노후설계를 일찍 시작하는 사람은 30대에, 늦어도 40대에는 은퇴를 마음에 두고 노후자산관리를 시작한다. 그러나 노후자산 축적은 하루라도 빠른 것이 좋다. 30대에 연간 600만원으로 만들 수 있는 노후자산을 40대에 시작하면 그 2배인 1200만원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돈이다’는 말이 자산관리전략에도 잘 들어맞는다. 유 연구원은 “적은 금액이라도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상품을 이용해 일단 시작한다면 40대, 50대에 가서 좀 더 편안하고 쉽게 노후자산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보험가입도 서둘러야 한다. 모든 보험 상품은 금리의 산물이다. 보험상품의 보장 수준은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운용하는 운용수익률에 따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보장 수익률도 낮아진다. 현재 종신보험의 경우 보험사가 보장하는 예정이율은 3~4%대로 크게 낮아졌다. 홍 전무는 “만일 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한다면 결국은 보험료 인상이나 보장 수준의 하향 밖에 달리 대안이 없다”며 “젊은 때 보험가입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시중금리+α 추구= 2013년에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큰 틀로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노려야한다. 저금리, 고물가 시대에 예·적금에 돈을 묶어 놓고 있다면 물가상승률을 상쇄하고 나면 실질수익률은 거의 제로다.

유 연구원은 “최소 원금은 보장받고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나 해외 이머징 채권형 펀드와 국내 주식형 펀드, 그리고 우량주에 분할 매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장기적립식 분산투자를 바탕으로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해 자산적립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전무도 “20대에는 예금 등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ELS·파생결합증권(DLS) 등 예금보다 금리가 높고 원금 보장성이 강한 상품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며 “글로벌 위기로 기준가에 비해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장 펀드를 잘 고른다면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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