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 구성이 당초 예정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당초 20일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던 청와대 비서실 조직 개편이 늦춰짐에 따라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과 장관 인선 등 전반적인 새 정부 인사가 연기될 수밖에 없게 됐다.
21일 인수위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지난 19~20일 주말 동안 특별한 외부일정 없이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청와대·추가 정부조직 개편과 국무총리 인선 작업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조직개편안은 늦어도 20일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졌지만 지난 15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각 부처의 반발로 실·국 단위의 업무조정에 시간이 걸리면서 발표 시점이 늦어졌다.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청와대 조직개편안과 정부 부처 실·국 개편방안은 이날 발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정부 조직 개편을 마친 후 청와대 조직의 틀을 짜고, 그런 다음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을 인선하는 수순을 감안할 때 총리 후보자 지명과 조각도 애초 계획보다는 다소 순연될 것이란 관측이다.
박 당선인은 이르면 22일 청와대 개편 방안을 밝힌 뒤 국무총리 후보자를 먼저 발표하고 총리와 협의를 거쳐 일주일 정도 후 17개 부처 장관후보자를 일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5일까지 끝내야 장관 제청 등 차기 정부 출범을 위한 후속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 이같은 일정상 아무리 늦어도 이달 중에는 총리 후보자의 지명을 마무리짓고 내각 인선 작업도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 후보자는 이미 3~4명으로 압축됐으며 인사 검증도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있어 박 당선인의 최종 결정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책임총리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도덕성과 내각 장악력을 갖춘 비(非)영남·통합형 인물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지난 18일 출입기자들과의 환담회에서 “총리는 정치인·통합형·실무형 어디에 방점을 둬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통합에 방점을 찍겠다”는 뉘앙스의 대답을 했다.
국무총리 후보군으로는 ‘법조인’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낸 김능환 전 대법관을 비롯해 조무제 전 대법관·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호남 인사로는 한광옥(전북 전주)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 정갑영(전북 김제) 연세대 총장과 함께 전윤철(전남 목포) 전 감사원장, 김승규(전남 광양) 전 국정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볼 때 깜짝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당선인은 이번주 총리 인선을 마칠 경우 곧바로 국회를 방문해 정부조직개편과 총리 인사청문회 등에 대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