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ㆍ스포츠 관람료의 진실] 한국만 오면 '등골티켓' 둔갑

입력 2013-01-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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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뮤지컬, 팝 아티스트 콘서트, 클래식 공연은 너무 많은데 가격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정말 마음먹고 아르바이트해서 보고 싶은 공연을 봤는데 공연의 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 때도 너무 많았다.” 대학생 임나연씨(22)의 말이다. 이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프랑스 오랑주페스티벌의 야외 오페라 ‘라보엠’ VIP석 티켓 가격이 알려지면서 더욱 그렇다. VIP석 티켓값이 무려 57만원이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논란과 비난이 넘쳐났다. 57만원의 티켓은 서민들에게 언감생심이다. 대학생들은 보고 싶은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 유명 팝아티스트 공연이 너무 비싸 한달치 용돈을 모아야 볼 수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돈을 버는 직장인 역시 한 달에 한편의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 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여기에 같은 아티스트 공연인데도 외국에 비해 한국 공연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며 “한국관객은 봉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관객은 공연 등 문화상품의 소비자이면서도 가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공연이나 스포츠 티켓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과 불평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개선의 움직임은 없다.

영화, 음악, 뮤지컬, 스포츠경기 등 문화와 스포츠 상품은 사치재에 속하는 대표적 상품으로 문화상품 가격은 소비자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공연과 스포츠 관람 티켓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과연 관람료의 책정이 적정하고 합리적인가라는 부분이다. 관객들은 공연티켓 가격에 거품이 끼었을 뿐만 아니라 불합리한 책정 관행이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공연 관계자들은 “공연 제작비, 손익분기점, 좌석수, 관객의 심리적 가격 허용치를 종합적으로 책정한다”고 반박한다.

관객들이 공연 티켓 가격에 대한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 중 하나가 국내 공연 티켓이 외국 공연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이다. 아길레라 공연 R석은 일본 부도칸에서 7만원이었지만 한국에서 13만2000원 이었다. 셀린 디온의 경우 프리미엄석과 R석은 일본 도쿄에서 13만원, 10만원이었으나 국내에서는 22만원, 18만원이다. 스콜피온스(일본 8만원, 한국 13만 5000원) 등도 마찬가지다. 외국 팝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클래식 공연 등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절로 “한국 관객은 봉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좌석별로 매겨지는 관람료의 세분화를 비롯한 가격 책정 관행도 외국에 비해 주먹구구식이며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돼 있다. 영국의 경우, 공연 좌석의 등급을 10등급으로 구분해 티켓 가격을 세분화해 관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합리적 가격 책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좌석 등급이 대체로 VIP, R, S, A, B석 등 5등급으로 구분돼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가격상승의 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일반 관객처럼 공연과 일부 스포츠 관람료 책정 체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연 등의 관람료가 비싼 것은 국내 시장의 협소함, 국내 제작 인프라의 척박함, 공연 기획사들의 과열경쟁, 기업들의 협찬부족, 영세한 기획사의 공연취소와 위험부담 가중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각종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티켓 가격 거품을 빼고 합리적인 티켓가를 책정하기 위해서는 공연기획사 간 과열 경쟁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연기획·제작 전문인력 등 인적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업·개인의 후원과 공연, 예술단체의 체계적인 모금 등을 통해 공연 티켓가격을 낮춰야 하고 관람료 책정의 투명성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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