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에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사람은 ‘1000만원’과 ‘60%’라는 핵심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수도권 내 아파트 매매값이 3.3㎡당 1000만원 이하로 떨어지는 지역이 속속 나오고 있는 데다 전세비율이 60%로 접근하면서 매매로 갈아타기가 수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저렴한 아파트 매수를 계획 중인 수요자들에게 지역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신도시 포함) 내 아파트값 3.3㎡ 당 1000만원 미만인 지역이 2008년 기준 23개에서 2012년 말 기준27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경기도 내 도시들 가운데 서울로 접근이 용이하고 주거환경이 좋아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동, 산본과 같은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용인시, 안양시의 아파트 매매값이 3.3㎡당 10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수요자들의 부담이 줄었다.
2008년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 이후 1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산본, 중동은 아파트 값 하락의 심리적 지지선 이었던 3.3㎡당 1000만원이 각각 2010년과 2012년에 무너졌다.
이들 지역은 입주한지 20년 가까이 지나 노후화가 계속되고 있으나 리모델링 수직증축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아파트값이 떨어지며 현재 산본은 944만원, 중동은 933만원을 기록 중이다.
용인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인근 광교나 동탄 신도시 아파트 공급이 쏟아지면서 3.3㎡당 1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안양 아파트 매매값도 평촌신도시 가격하락과 맞물려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말 3.3㎡당 997만원을 나타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전 한 때 3.3㎡당 1344만원 이었던 일산도 가격조정을 거듭하면서 1000만원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비율 60%가 넘으면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가 많아져 집값이 오른다는 인식이 있다. 당장은 높은 전세비율로 인해 매매 전환이 힘들다 하더라도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의 터닝포인트가 마련된다면 적은 추가자본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전세비율이 높은 지역을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부동산114는 분석했다.
3.3㎡당 1000만원에 다다른 도시들은 전세비율 또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산본은 전세비율이 이미 64%에 다다랐고 안양은 작년 4분기에 60%를 돌파했다. 또 2008년 당시 일산과 중동이 각각 35%, 40%를 기록했던 전세비율은 현재 55%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달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시장친화적인 부동산 정책이 나오고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의 해소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위축된 매수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오른 전셋값 마련에 피로를 느끼고 있는 전세입자들은 아파트 매매값 3.3㎡당 1000만원, 전세비율 60% 대의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