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린 ‘새 정부에 바란다’라는 주제의 정책세미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신 연구원은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업정책 방향은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 개선 △부당내부거래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중소기업 보호 △집행 및 제재수단 강화 등으로 대기업집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되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경제적 약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 연구원은 “새 정부의 기본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나 정책을 구체적으로 법이라는 그릇에 담아 시행할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 연구원은 계열사간 부당 지원행위에 대해 “계열사간 거래가 부당 지원행위를 할 경우에는 당연히 규제해야 하지만 현재 부당지원행위 규제 실무는 지나치게 사전적으로 규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상 소유구조규제, 부당 지원행위 규제, 하도급법, 대형유통업법 등과 같은 사법(私法)의 공법(公法)화 현상이 이론적으로 논란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시행되고 있는 차선의 정책들”이라며 “이러한 정책들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 연구원은 ‘시장규율중심’의 기업정책을 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법집행 시스템을 개선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에서의 기업 활동의 운신의 폭을 최대한 넓혀주면서 동시에 불공정행위나 경쟁훼손행위를 철저히 밝혀 확실히 책임을 묻는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기업 활동이 복잡해짐에 따라 어디까지가 위법한 불공정행위이고 어디까지가 정상적인 기업 활동인지를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므로 과다한 사전규제는 정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위축시키게 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거시, 노동, 조세·재정 부문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거시경제 부문에서는 잠재성장률 제고가 핵심목표가 돼야 하며 단기 경기부양보다는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체질개선에 중점을 두되 새로운 정책개발보다는 기존 정책의 실천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노동 부문에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의존적 접근보다는 이해당사자 모두의 양보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 모두를 제고하겠다는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 대화에 있어 정부의 적극적 역할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조세·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성장을 통해 세수를 확보하고 이를 복지확대에 사용하는 재정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는데 두는 한편 지출구조를 개선해 복지여력을 확대하되 증세와 국채발행은 마지막 수단으로 강구할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