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 의중 가장 잘 파악…대선 캠프서 공보단장으로 맹활약
1984년 민정당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한 전남 곡성 출신의 이 정무팀장이 경북 대구 출신인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17대 총선 때였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존폐 위기까지 몰렸을 때 이 정무팀장은 광주광역시에서 출마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이에 당 대표였던 박 당선인은 이 정무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했고 오찬자리를 약속했다.
총선이 끝난 뒤 마련된 박 당선인과의 오찬에서 이 정무팀장은 작심하고 “한나라당은 호남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열변을 토했다. 이 정무팀장의 진심 어린 말에 박 당선인은 그를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 정무팀장은 2007년 박 당선인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약했지만 박 당선인은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다. 경선 이후 이명박 후보 측 선대위에서 함께하자고 제안했지만 그는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꿋꿋이 박 당선인 곁을 지켰다.
이 같은 그의 헌신은 18대 국회에 입성하는 계기가 된다. 18대 총선에서 ‘공천학살’이라고 표현될 만큼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던 상황에서 박 당선인은 비례대표 의원에 이 정무팀장을 추천했다.
당시 한나라당이 압승, 비례후보 22번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 이 정무팀장은 이후 세종시 수정안 반대 등 박 당선인의 대변인 역할을 도맡아 하며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11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비록 낙선했지만 39.70%라는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에선 호남 배려 차원에서 지난 6월 그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대선 기간에는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다가 공보단 활동이 기대에 못 미치자 박 당선인이 이 팀장을 긴급 호출, 도중에 공보단장으로 투입됐다. 이 정무팀장은 각종 의혹과 검증 공세에 논리적으로 대응해 박 당선인을 둘러싼 야권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무적인 판단이 빠르고 박 당선인의 의중을 가장 정확히 전달한다는 점 외에 성실성, 충성심도 강점이다.
◇인수위 비서실 정무팀장 임명…청와대 인선 등 중책 맡아
이 정무팀장은 이번 인수위에서 인수위원 보다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사람 중 한명으로 꼽힌다. 박 당선인의 정치철학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게 될 비서실 정무팀장의 역할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원들을 실무형으로 꾸리는 대신 비서실에는 핵심 측근 인사들을 배치했다. 국무위원과 청와대 조각 및 당선인의 핵심 메시지와 일정 관리 등이 모두 비서실을 통해 조율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까지 정무팀의 활동은 상당한 비중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을 15년간 보좌한 이재만 전 보좌관과 정호성 전 비서관이 정무팀에 합류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정무팀장은 박 당선인의 뜻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인수위와 비서실 사이의 전반적인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비서실장과 함께 국무총리와 청와대 인선을 사실상 설계하면서 인사 후보자 파악·검증 등에서 박 당선인을 보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 정무팀장은 지난 6일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무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정무팀장은 오랫동안 박 당선인의 대변인을 했었고, 내부적으로도 박 당선인의 주변인들을 잘 알고 있다”며 “말이 많고 처신이 좀 불안하기는 하지만 박 당선인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정무팀장을 맡은 것은 박근혜 정부 초기 인사를 사실상 책임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박 당선인을 보좌할 사람으로서 청와대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약력>
△54세 △전남 곡성 △살레시오고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단 단장 △한나라당 정책기획팀 팀장 △한나라당 상근 부대변인 △제18대 국회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 공보단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