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형 펀드 중 중국펀드와 함께 애물단지 신세였던 일본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치솟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공격적인 부양책인 이른바 ‘아베노믹스’ 효과에 일본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 따르면 2일을 기준으로 일본주식형 펀드 61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1.51%로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중 가장 높았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53%에 그쳤다. 일본펀드는 최근 1개월, 1주의 평균 수익률도 각각 7.83%, 2.39%로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모두 앞질렀다.
개별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재팬글로벌리딩 1(주식)종류A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7.56%로 가장 높았다. KB스타재팬인덱스 (주식-파생)A(16.98%),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 1[주식](종류A1)(15.84%), 미래에셋재팬인덱스 1(주식-파생)종류A(15.73%)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최근 1개월 사이 일본 니케이지수가 10% 넘게 오르면서 일본 펀드의 수익률을 견인했다. 니케이지수는 지난달 19일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선을 회복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2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아베 당시 자민당 총재의 경기부양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지난해 12월 총선 전부터 니케이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최근 3개월간 상승률도 17%대를 기록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계속 내비치고 있어 일본 펀드의 강세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에 의한 엔화약세로 일본 수출주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 제조업을 살리고자 국민 세금 1조엔(약 12조2000억원) 이상을 다음 달 말부터 투입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의 강세가 어느 정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상승추세가 다소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실질적으로 경제지표가 개선된 건 없지만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일본 증시가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며 “아베 총리의 무제한 양적완화의 실행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계속 지금과 같은 강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정부의 양적완화에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환헤지(위험회피)를 하지 않는 일본펀드의 수익률은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앞으로 엔화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 환헤지 여부도 일본펀드 수익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