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고려대 화정체육관에 열린 삼성 열정락서에서 “왜 사냐”는 질문에 대한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의 답이다.
윤 사장은 전자통신공학과 출신의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삼성전자 TV를 세계 1등으로 올려놨다. 그런 그가 지난 1년 동안 주부의 마음으로 살았다. TV의 성공 DNA를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 사업에 이식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특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과는 충부했다. 일명 ‘윤부근 냉장고’와 ‘윤부근 김치냉장고‘을 잇따라 출시하며 삼성 냉장고에 혁신을 이끌어냈다. 주부들의 사용 행태를 치밀하게 파악해 냉장실을 위, 냉동실을 아래에 배치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냉장고의 개념을 바꿨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는 윤부근 프로젝트의 결과물도 선보일 전망이다. 기능과 디자인 등 모든 부분을 혁신적으로 바꾼 새로운 생활가전 제품 라인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윤 사장은 생활가전 부문에서 2015년까지 전 부문 1위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국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대표 유통업체인 홈데포와 생활가전제품 공급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홈데포와 더불어 △로우스 △시어스 △베스트바이 등 미국 4대 가전 유통망을 확보, 미국 전역의 7300여개 매장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난관도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한국의 3개 가전업체 세탁기에 대해 최종적으로 덤핑 및 보조금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올해 갈 수록 심해지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더불어 글로벌 불황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묘수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