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 작년에 이어 또 다시‘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다.
9일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년의 후원자는 서울 명동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꼭 써달라”라는 말을 남긴채 봉투를 넣고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자선냄비에는 편지와 함께 1억570만원의 수표권이 함께 동봉돼 있었다.
구세군은 이 후원자가 작년 1억1000만원권 수표를 후원한 사람과 시기 및 장소, 편지의 필체와 내용으로 미루어봤을 때,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구세군은 후원자의 편지도 공개했다.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힌 후원자는 “평생 부모님은 이웃에게 정도 많이 주고 사랑도 주고 많은 것을 나눠줬다. 그러나 호강 한번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하고 고인이 됐다.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속에 띄워보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구세군 겨울 자선냄비는 지난해 역대 최고액인 48억8700여만원을 모금한 데 이어 올해 50억원을 목표로 오는 25일까지 전국 76개 지역 300여곳에서 모금 활동을 벌인다. 올해는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2000원씩 기부가능할 수 있는 디지털 자선냄비를 전국적으로 설치했다.
박만희 한국 구세군 사령관은 “27년만에 가장 추운 날에 가장 따뜻한 정성과 사연을 전해준 후원자의 뜻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의 복지와 돌봄을 위해 후원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