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추진한 새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불안이 커지고 있다.
무르시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주의자들 수천명과 야권·시민단체 회원들인 무르시 반대 세력이 5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부터 대통령궁 주변에서 충돌했다.
양측의 충돌로 수십 명이 부상했고 이같은 양상은 갈수록 격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집트 경찰이 양측을 갈라 놓으려 투입됐지만 충돌은 진화되지 않았다.
대통령 보좌진 3명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이날 충돌은 무슬림형제단이 전일 밤부터 대통령궁 주변에 텐트를 치고 무르시를 비판하던 시위대를 쫓아내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슬림형제단 측은 “무르시 대통령은 정당성을 확보했다”·“국민은 (무르시) 반대 세력이 광장에서 물러나길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무르시 반대 시위대를 대통령궁 주변에서 몰아내려 했다.
그러나 무르시 반대파 시위대 참여 인원이 오후 들어 늘어나 양측의 정면 대결은 갈수록 격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혁명 세력이 오늘 대통령궁 앞에서 시위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무슬림형제단이 우리를 공격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무르시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함딘 사바히 야권 대표 인사는 “헌법 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에 야권을 합류시키지 않을 경우 우리는 새 헌법에 대한 국민 투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집트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인 알 아즈하르의 아흐메드 엘 타예브 대(大)이맘은 충돌이 격화하자 “양측은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시위가 심화하는 가운데 마흐무드 멕키 이집트 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 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오는 15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전일 자신의 반대 세력 시위대의 습격을 우려해 대통령궁을 빠져나갔다. 그는 이날 오전 대통령궁에 복귀했다.
무르시는 지난 달 22일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령과 선언문이 최종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했다.
또 이슬람주의자들이 장악한 제헌의회의 새 헌법 초안을 오는 15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