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중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행사는 포스코가 지원했다. 포스코는 한국YWCA와 손 잡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우리 학교는 친친 와이파이존’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행사는 이 사업의 일환인 ‘친친공감 페스티벌’이다.
친친공감 페스티벌은 반응이 뜨거웠다. 학생들은 캠페인 부스를 방문해 학교폭력 예방 스티커를 받아와 우수 학급에 선정되기 위한 경쟁을 벌였다. 축제에 참여한 김재민 군은 “학교폭력 반대를 외치고 친구와 하이파이브하며 현수막에 손도장을 찍은 이벤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들은 ‘폭력 없는 학교 희망나무’에 서로의 다짐을 새기기도 했다.
서울YWCA 김윤희 교사는 “학생들이 축제를 신나게 즐기면서 학교폭력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했다”며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됐다”고 말했다.
◇5개 지역 시범학교에 학교폭력 예방나서= 포스코가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 나선 것은 지난 5월부터다. 포스코와 한국YWCA는 업무협약을 맺은 뒤 서울·수원·광양·진주·포항 5개 지역에서 시범학교를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운영비용을 지원할 뿐 아니라 협력학교를 대상으로 임직원 멘토 강연을 하고 있다. 또 폭력 빈발장소를 밝게 꾸미는 ‘학교 공간 바꾸기 프로젝트’ 등의 직원 자원봉사도 진행한다. 한국YWCA는 학교폭력 예방 커리큘럼을 개발해 학생 학부모 간 토크콘서트 개최, 학부모-학생 파트너십 프로그램 등을 꾸리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사회공헌을 통해 학교폭력의 예방·해결에 동참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사회공헌실 이명호 상무는 “최근 심각한 사회이슈로 떠오른 청소년 학교폭력 문제를 보며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 또 기업시민으로서 아픔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아이들이 폭력없이 공부하고 글로벌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포스코는 지난 10월19일 포항 대동중학교에서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포스코 대학생 봉사단 비욘드가 대동중 학생들과 함께 폭력 예방을 위한 단편 영화를 자체 제작한 것. 비욘드는 2007년 1기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의 대학생 100명을 선발해 국내 외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영상은 학내에서 상영됐으며 전교생뿐 아니라 축제를 방문한 학부모도 큰 관심을 가졌다.
◇캠페인 참여하며 나쁜 점 깨달아= 동영상 제작에 참여한 비욘드 6기 이송미씨는 “학생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진 뒤 아이들은 어떤 이유로 폭력이 생기는지, 그 과정은 어떤지, 감추려고 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후미진 장소를 알려주기도 하고 직접 연기에 나서기도 하는 등 의욕적으로 영상제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들은 UCC 제작에 참여하고 폭력행동을 연기하면서 그 행동이 얼마나 나쁜 행동이고 그 속에서 혼자 당하는 친구는 얼마나 힘들어했을지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며 “아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여한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는 서울 대신중, 포항 대동중, 광양 광영중에서 공감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포스코 생산성연구센터와 서울YWCA 자원봉사 교사들은 ‘트리즈(TRIZ)’ 기법을 이번 프로그램에 새롭게 적용했다. 트리즈 기법은 어떤 문제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정의하고 그 결과를 얻는데 관건이 되는 모순을 찾아내 극복하는 문제해결 기법이다. 트리즈를 활용한 공감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상황을 주고 서로 협동하며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친구들 간 벽을 허물기 위한 수업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감 프로그램의 주제는 ‘여자친구에게 짜장면 배달하기’였다. 여자친구가 있는 장소까지 짜장면을 배달할 수 있는 이동수단을 만드는 미션이 제시됐다. 빨대·요구르트병·고무줄·풍선·테이프 등의 재료가 주어졌다. 학생들도 조별로 모여 친구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수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신선한 문제에 창의력을 발휘해 여러 해결방법을 내놓고 토론을 거쳐 답안을 제시했다.
손선우 군은 “처음에는 못 풀 거라고 생각한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풀어 뿌듯했다”며 “특히 조별로 내놓은 해결책이 모두 달라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감 프로그램 개발자인 생산성연구센터 오홍석씨는 “공감 프로그램 수업에 무관심하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을 가졌다”며 “특히 프로그램을 거절한 학생이 질문을 하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수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