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협력사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동반성장이라는 화두 아래 기업들이 ‘나눔과 상생’이라는 사회적 사명에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상생 노력은 단연 눈에 띈다.
◇국내 최초 상생협력 전담조직 만들어 = 삼성은 2004년 국내 최초로 상생협력 전담 조직을 두고 협력회사 지원 활동을 체계화했다. 협력회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이고 발전적인 상생경영 활동을 본격화 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협력회사들은 기술과 품질, 생산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경쟁력이 취약해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삼성은 협력회사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자금과 인력 등을 지원할 전략을 구축, 실행해 나갔다.
이후 2010년 삼성은 △원자재가 변동 부품 단가 반영 및 사급제 운영 △2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확대한 상생 펀드 운영 △2차 협력사 직거래 전환, 사이버 신문고 운영 등 경쟁력 제고 등 상생협력 7대 실천방안을 발표한다. 협력회사들과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 파트너로 함께 성장하고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특히 이 제도는 과거의 상생활동이 1차 협력사 위주였던 점을 감안해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상호 신뢰와 성장 가능성이 큰 1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2글로벌기업(베스트컴퍼니)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안도 내세웠다. 베스트컴퍼니는 삼성전자와의 거래규모가 연간 30억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선정사는 기술개발에서 경영 인프라 구축까지 종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물적·인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후보기업으로 선정된 협력사는 39개로, 오는 2015년까지 누적 50개사를 발굴, 중소기업의 성공스토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삼성은 올해 3월 1, 2차 협력사 4500여개 업체와 동반성장 관계를 구축했다. 당시 협약으로 삼성은 협력사에 총 7707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60일 이상 어음 지급 퇴출, 현금 결제, 서면 계약 정착, 합리적 단가 산정, 기술 지원 등의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2차 협력사까지 확산시키기로 했다.
지난 7월 처음 열린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사 채용 한마당’에서는 삼성전자 협력사(77개)를 포함해 삼성 계열사 협력사 158개 업체가 1600여명의 인재를 채용했다. 행사장에는 현장 상담을 진행하는 채용부스 외에도 적성검사, 이력서 사진촬영, 셀프면접 코너 등으로 구성된 지원부스를 운영해 구직자들의 취업 활동을 적극 도왔다. 여기에 올해 삼성 협력사 166개 업체에 입사한 720명을 대상으로 3박4일간 삼성 식의 신입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동반성장 경영에는 이건희 회장의 신념이 담겨있다. 이 회장 취임 이듬해인 1988년, 삼성은 중소기업과 공존공생을 선언했다. 삼성이 자체 생산하던 제품과 부품 중 중소기업으로 생산이전이 가능한 352개 품목을 선정해 단계적으로 중소기업에 넘겨주기로 결정한 것은 당시 큰 화제가 됐었다. 이 회장은 1996년 신년사를 통해 “협력업체는 우리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신경영의 동반자”라고 강조했고, 2011년 신년사에서도 “중소기업을 돕는 것이 대기업에도 도움된다”고 말하며 협력업체에 대한 시각 교정을 재차 강조했다.
그 결과는 대외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5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2011년 동반성장지수를 평가한 결과 ‘우수’ 등급 6개사 중 3개사(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바로 삼성 계열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