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수연에는 장남인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2남 구본능 희성 회장, 3남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4남 구본식 희성 부회장 등 자녀들이 참석했다. 또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구자원 LIG 회장, 구자철 한성 회장, 구자열 LS 전선 회장, 구자은 LS전선 사장 등 친지들도 함께 했다. 허창수 GS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도 미수연을 찾았다.
구본무 회장은 가족을 대표해 “소중한 청춘을 바치면서 LG라는 큰 밭을 일구셨고, 모든 LG 임직원들에게 훌륭한 본을 보이셨다”고 말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답사를 통해 “세월이 유수와 같고 쏜살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면서 “이렇게 찾아와서 축하해주니 고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LG·GS·LS·LIG그룹. LG가라는 큰 울타리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들 그룹은 지난 1999년 LIG, 2003년 LS, 2005년 GS가 계열 분리를 선언한다. 이후 범LG가로 묶이며 각자의 위치에서 동반자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형제·자매·동업자간 다툼없는 범LG가의 경영은 한국형 가족경영의 모범 사례다. 게다가 50년 넘는 기간 동안 혼맥으로 얽혀 있는 방대한 인맥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 구인회 3남 구자학 통해 삼성·한진과 혼맥 =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는 14세이던 1921년 이웃 허만식씨의 장녀 을수씨와 결혼하고, 6남 4녀를 뒀다. 10명에 달하는 자손은 재계에서 가장 방대하고 탄탄한 혼맥을 형성했다. 혼맥도를 따라가다 보면 국내 주요 대기업과 연결되지 않는 곳이 없다.
구 창업주의 장남 구자경(88) 명예회장은 17세 때인 1942년 5월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과 가까운 대곡면 단목리의 대지주 하순봉씨의 장녀 정임(81)씨와 부부의 연을 맺는다.
2남인 고(故) 자승씨는 전경련 회장을 지낸 고(故) 홍재선씨의 딸 승해(79)씨와 1956년 결혼했다. 3남 구자학(82) 아워홈 회장은 삼성그룹과의 인연을 만든 주인공이다. 구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 숙희(78)씨와 1957년 결혼했다. 이후 1964년 제일제당(현 CJ) 기획부장으로 입사한 뒤 동양TV방송 이사, 호텔신라 대표이사, 중앙개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을 거치는 등 삼성가와 인연을 쌓았다.
구 회장의 1남 3녀 가운데 2녀 명진씨는 고(故)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55)씨와 결혼하며 한진그룹과의 인연도 시작된다. 조정호씨는 현재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다.
4남 구자두(80)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은 국방부 차관을 지낸 고(故) 이흥배씨의 딸 의숙(75)씨와 결혼했다. 일찌감치 독립한 5남 구자일(77) 일양화학 회장은 사업가 김진수씨의 딸인 김청자(66)씨를 부인으로 맞이한다.
장녀 양세(91)씨는 15세 때 경남 남해 군수를 지낸 박해주씨의 아들 박진동씨와 결혼했다. 박씨는 광복 후 좌우익 투쟁 때 학병동맹본부 피습사건으로 사망했다. 차녀 자혜(76)씨는 이재연(80) 아시안스타 회장과 결혼했다. 이 회장은 대림산업 이규덕 창업주의 장남 고(故) 이재준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3녀 자영(74)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이보형씨의 아들 재원(76)씨와 결혼했다. 4녀 순자(70)씨는 43세로 요절한 고(故) 류지민 검사와 혼사를 맺었다. 고 류 검사는 고(故) 류헌열 전 대전지법원장 아들이다. 유일하게 구 회장이 세상을 뜬 후 결혼한 6남 자극(67)씨는 이화여대 조필대 교수의 딸 아란(64)씨와 결혼했다.
장남인 구본무(68) 회장은 정계와 연을 맺었다. 구 회장은 1972년 미국 애슐랜드대 유학을 마치자마자 김태동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딸 김영식(61)씨와 혼례를 올리고 두 딸을 뒀다.
장녀 연경(35)씨는 미국 유학시절 만난 윤관(38) 블루런벤처스 사장과 2006년 화촉을 밝혔다. 윤 사장은 고(故) 윤태수 대영 알프스리조트 회장의 아들이다. 막내딸 연수(17)씨는 아직 학생이다.
지난 2004년 구 회장은 바로 아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35)씨를 양자로 들였다. 장자가 대를 잇는 LG가문의 전통 때문이다. 구광모씨는 현재 LG전자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구광모 부장의 아버지이자 구자경 명예회장의 2남인 구본능(64) 희성그룹 회장은 1996년 본부인과 사별한 후, 2년 뒤인 1998년 17세 연하의 차경숙(47)씨와 결혼했다.
3남 구본준(62) LG전자 부회장은 LG에 남아있는 유일한 ‘오너 경영인’이다.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위기에 빠진 그룹 주력 계열사 LG전자를 살리기 위해 2010년 대표이사로 전격 투입됐다. 구 부회장은 사업가 김광일씨의 딸인 은미(56)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아들 형모(25)씨는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등을 제조하는 지흥 대표이사다. 딸 연제(22)씨는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남 구본식(55) 희성그룹 부회장은 조경아(53)씨와 혼인, 구응모(23)씨 외 2녀를 뒀다.
구 명예회장의 장녀 훤미(66)씨는 1970년 4월 김용관 전 대한보증보험 사장의 4남 화중씨와 결혼했다. 화중씨는 “딸은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지만 사돈이나 사위는 아들에 준하는 대접을 해준다”는 LG의 가풍에 따라 계열사 희성금속 사장을 지냈다.
훤미씨의 딸인 김선혜(42)씨는 대림산업 이준용(74)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45) 부회장과 결혼했다. 고모할머니인 구자혜씨에 이어 또 다시 대림가와 인연을 이어갔다. 이밖에 2녀 미정(58)씨는 대한펄프 창업주인 고(故) 최화식 회장의 아들 최병민(61) 대한펄프 회장과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