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연예기획사] 공정위 모범거래기준안 발표에 '연매협 발끈'

입력 2012-11-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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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준마련" vs. 매니저協 "역차별"

▲사진=이투데이DB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 1일 연예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모범거래기준을 제정·발표하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는 각각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모범거래기준안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한 상황이다. 상호 이해 부재에 따른 일방적 업무 처리로 인해 정부기관과 업계가 삐걱대는 모양새다.

공정위가 발표한 모범거래기준에 따르면 현재 연예매니지먼트업은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 이외에 특별한 허가 또는 신고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무자격자의 진입과 부실한 관리로 인해 매니저 사칭과 각종 회계 비리 사건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국내 매니지먼트 산업은 스타양성시스템 중심으로 성공한 연예인으로부터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구조여서 수익분배와 관련해 소속 연예인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공정위는 “매니지먼트사에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는 등 거래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에 따라 모범거래기준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매협 김길호 사무국장은 “공정위가 이번에 발표한 모범거래기준안은 2009년 발표한 표준계약서와 다른 내용이 없다”며 “모범거래기준안 등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업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사업자만 규제하고 있다. 2009년 표준계약서 발표 이후 업계가 이를 잘 이행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로 업계 전체가 호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협회(이하 한문협) 차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더불어 내년 초 발표를 목표로 윤리강령업무안을 마련하고 있는 와중에 의미 없는 모범거래기준안이 발표됐다”며 “공정위는 업계와 전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공정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제협도 연매협과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연제협 김명수 사무부장은 “이번 공정위 모범거래기준안 발표에 따른 대처방안을 내부적으로 강구하고 있다”며 “그 내용을 보면 표준전속계약서와 일부 대치되는 부분도 있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제작자를 역차별 하고 있다. 소속 연예인의 사건·사고로 인한 연예기획사의 피해에 대한 언급은 없이 사업자에 대한 규제 내용만을 다뤘다”고 전했다.

업계의 격한 반응에 공정위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 시장감시국 권철현 과장은 “표준계약서 자체는 계약 당사자 간의 계약에서 유효한 것이고 산업 전반을 봤을 때는 사업자가 지켜야 할 바람직한 거래 관행을 제시하기 위해 모범거래기준안이 제정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현재 한문협에서 윤리강령제정 업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 문안이다. 향후 윤리강령이 마련되면 일정 부분 반영해서 모범거래기준안을 수정할 의사는 갖고 있다. 그 이전에 공정위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반전의 기본 룰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또 연매협과 연제협에서 주장하는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반영해서 수정했다”며 업계 주장을 수긍하는 분위기다.

현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원활한 의견교류 없이 실적에 급급한 업무처리로 인한 부작용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정부기관과 업계는 함께 고심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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