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1320분, 3500명, 2700km’
권 원장이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권위적이란 금융감독원의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나선지 1년이 지났다. 당초 예상과 달리 대학생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 답하느라 종종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권 원장은 캠퍼스 금융토크로 금융권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소통-이미지 메이킹’등 1석 2조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서울 숭실대에서 1주년을 맞아 시작된 제 11회 캠퍼스 금융토크도 300여 명의 학생들로 강의실은 가득 찼다. 차가운 날씨에도 자리를 잡지못한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 경청 하는 등 그 열기가 뜨거웠다.
캠퍼스 금융토크는 권 원장이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대학생 및 고등학생들에게 우리 금융의 현실과 과제를 이해시키고 미래 금융산업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 1년간 많은 학생들의 호응 속에 매월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권 원장과 은행장 등 금융권 핵심 인사들이 토론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대학 교재에서는 배울 수 없는 금융·경제 현안을 그들과 직접 토론을 통해 참여를 이끌어 내는 등 토론의 3박자가 잘 들어 맞은 결과였다.
그간 권 원장의 캠퍼스 금융토크에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신용길 교보생명 사장 등 총 34명의 금융계 인사가 토론에 참여했다. 연륜과 전문성을 겸비한 은행·증권·보험의 대표 CEO들이 금융계의 롤모델로서 함께 한 것이다.
또한 사회공헌과 양극화 문제 해결에 대한 금융의 사회적 책임 등 실질적으로 대학생 등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 선정도 인기를 끄는데 한 몫했다. 지난해 11월 이화여대에서 첫 금융토크가 열렸을 당시는 금융기관의 약탈적 행위를 비판하는 미국 월가 시위가 절정에 달했을 때여서 금융소외계층과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이후 연체이자·수수료 인하 등 금융권 전반의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을 주제로 토론하면서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계기도 마련했다.
특히 최근 들어 깡통주택·하우스푸어 문제 역시 캠퍼스 금융토크에서도 그 심각성과 대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이에 대학생들은 무리한 상환요구 자제와 트러스트 앤 리스백 등 금융권의 여러 하우스푸어 대책의 문제점 등을 제기하는 등 금융현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권 원장 입장에선 캠퍼스 금융토크를 반성의 시간으로 이어갔다. 그간 토론과정에서 대학생들은 금융당국·금융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저축은행 사태와 감독원 직원의 비리, 그리고 불법사금융 피해 및 IC카드 전환 논란 등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일련의 혼란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권 원장은 “학생들의 비판에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책임과 도덕성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며 “캠퍼스 금융토크를 금융분야의 유일한 소통형 금융교육 프로그램으로 보다 짜임새 있게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