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연간 1조5000억원 내외의 고수익을 올리던 카드업계가 올해는 수익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도 1조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지만 영업 규제가 본격 적용된 하반기 이익 규모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업계 1위 신한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586억원으로 전년 동기(1985억원) 대비 20.1% 줄었다. KB국민카드도 3분기 78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6.3%나 감소했다.
삼성카드도 전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616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SK카드는 3분기 1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카드사 중 유일하게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등 영업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또 오는 12월부터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따라 전체 평균 수수료율이 본격적으로 인하되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연간 약 9000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의 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는‘더 레드(the Red)’의 신규 발급과 갱신을 중단하기로 했다. 높은 연회비에도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지만 수익성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신한카드 역시 버추얼머신(VM) 모바일카드 서비스를 지난 1일부터 중단했다.
삼성카드는 내년 1월 1일부터 제주항공과의 제휴카드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제휴 기간 종료가 1차적인 이유지만 회원이 생각만큼 늘지 않은 데다 마케팅 비용 대비 효과도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KB국민카드는 대표 카드라 할 수 있는 혜담카드의 서비스를 내년 4월부터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카드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3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했으나 10%로 대폭 낮춘다.
카드사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는 형태로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먼저 신규 채용 인원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 70~80명 수준을 채용했다면 올해 채용 인원은 40여명에 그쳤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분사 이래 신규 채용 규모가 21명에 그쳤다. 올해에 이어 내년 초까지는 신규 채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는 2008년, 2010년에 이은 세 번째 희망퇴직자를 받을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는 카드사들은 상시적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