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신(新)중화시대가 열린다.
시진핑 중국 부주석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제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8기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직을 맡게 된다.
일각에서는 18기1중전회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군사위원회 주석직까지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예상대로라면 시 부주석은 내년 3월 후진타오로부터 국가주석직을 넘겨받으면서 명실상부한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등극하게 된다.
시 부주석은 장쩌민 전 주석에 이어 20년 만에 당권과 군수 통수권을 보유하고 국가주석에 오를 전망이다.
말 그대로 ‘시진핑 천하’가 열리는 셈이다.
앞서 후 주석은 2002년 1월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장 전 주석에게 당 총서기직을 물려받았으며 2년 뒤인 2004년 9월 군사위 주석직을 넘겨받았다.
전문가들은 시 부주석의 중국 장악은 예상보다 쉽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시 부주석이 인민해방군 출신 혁명투사인 시중쉰 전 부총리를 아버지로 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군부의 충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시 부주석은 1979년 칭화대학을 졸업한 뒤 중앙군사위 판공실에서 3년간 당시 겅바오 국방장관의 비서를 맡은 경험도 있다.
5세대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시 부주석만이 유일하게 군 경력을 갖고 있다.
시진핑을 선두로 하는 5세대 지도부는 중국 건국 63년, 개혁개방 34년 만에 신중화시대를 열게 된다.
장 전 주석은 이미 지난 1997년 제15차 당대회에서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활하는 것을 의미하는 신중화시대를 천명했다.
시 부주석은 최고 권력 자리에 오르는 동시에 무거운 짐을 지게 된다.
주요 2국(G2)을 구성하는 미국과는 적이자 동시에 동지로서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무역분쟁으로 대표되는 양국의 갈등은 풀기 쉬운 문제가 아니다.
천더밍 상무부 부장은 10일 당대회 미디어센터에서 “미국과 경제발전을 위해 많은 것을 협조했지만 미국의 트집으로 마찰을 빗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서 미국·유럽연합(EU)과 소송전을 펼치거나 주요 상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동북아에서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은 영토분쟁 역시 시진핑 리더십을 시험할 잣대가 될 수 있다.
시 부주석을 비롯한 5세대 대부분이 1949년 공산당 정권 수립 전후에 태어나 전쟁 경험이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쟁의 폐해를 겪지 않아 상대적으로 무력충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했던 중국의 경착륙을 막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신중론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 같은 투자기관은 중국이 내년에 8%대 성장률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같은 인물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러 과제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부주석이 중국이 헤게모니를 쥐게 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를 주도한다는 사실에 의문을 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게 됐다.
기관별로 엇갈리기는 하지만 2020년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경제국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이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비상하게 되는 셈이다.